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아이디어 치밀하게 다듬어라

등록 2009-02-22 18:54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

18. 창의적 사고의 기술 익히기 - 독창성
19. 창의적 사고의 기술 익히기 - 정교성
20. 창의적 사고의 도약을 위한 상상력

정교성은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더 치밀한 것으로 다듬는 능력을 가리킨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려면 ‘좋은’이나 ‘실현 가능한’ 등의 엄격한 평가 기준을 처음부터 적용하지 않는 게 좋다. 기발하고 멋진 아이디어는 가끔은 머리를 싸매고 문제 해결에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삶의 긴장을 풀고 자유를 맘껏 누리면서 쉬는 시간에 떠오르기도 하며, 잠자리에 들어 잠들지 못한 상태에서 떠오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창의적 사고의 초기에는 ‘그 어떤 옳고 그름의 판단도 벗어난 완전 자유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어떤 이들은 창의적 사고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좋은 사고(즉 ‘생산적 창의성’)는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최근 전문가들이 창의성을 정의하면서 ‘실용성’을 하나의 요인으로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의적 사고의 후반 단계에서는 사고의 질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무수한 아이디어 속에서 독창적인 것을 뽑아내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는 사고가 바로 정교성이다. 단 한 번의 아이디어로 창의성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의 천재로 불리는 모차르트도 다듬는 과정을 여러번 거쳤다고 한다. 은연중에 떠오르는 거친 아이디어라도 소중히 여기고 이를 발전시켜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도록 정교하게 다듬는 활동은 창의적 사고의 최종적인 산출과 관련해 중요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사례 1] 어떤 일을 할 때 혼잣말을 하면서 해 본다.

[사례 2] 주위 사물을 분류하고 결합해 본다. 모든 사물은 별개의 것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나름의 분류 체계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사례 3] 은연중에 떠오르는 거친 수준의 생각을 구체화해 본다.

[사례 4] 생각이나 아이디어의 형성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겨 본다.

우리의 생각은 자란다. 오랜만에 들여다본 나무가 훌쩍 커 있는 것처럼 자라는 것이다. 우연히 보게 된 오래전의 글은 자신을 웃게 만든다. 그만큼 생각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단 한 번의 생각이 완전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천의무봉의 옷은 없는 것처럼 초기의 생각을 계속 다듬게 되면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언어의 예술가라는 시인 김소월도 단 한 번의 글쓰기로 명시를 낳지는 못했다. ‘진달래꽃’은 1922년 7월 <개벽>지에 발표되었는데, 아래와 같은 시였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업시/ 고히고히 보내들이우리다.//
寧邊엔 藥山/ 그 진달래꽃을/ 한아름 다다 가실 길에 부리우리다.//
가시는길 발거름마다/ 뿌려노흔 그 꽃을/ 고히나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흘니우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달래꽃’과는 다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달래꽃’은 위의 시보다 3년 후에 발표된 것이다. 김소월은 처음 발표한 시를 3년 동안 치밀하게 다듬은 것이다. 즉, 처음의 생각을 다듬어 정교하게 만든 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최고라고 인정받는 사람들도 자신의 초기 아이디어를 치밀하게 다듬어 더 나은 아이디어로 만든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다.

임선하 현대창의성연구소장 www.creman.net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