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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해외는 ‘강남애들’만 갈 수 있나요?

등록 2009-04-05 17:18

국제기아워크캠프 제공
국제기아워크캠프 제공
[청소년 봉사활동]
190만원…400만원…턱없이 비싸
입시 미끼로 사교육업체들 홍보 극성
복지부서 모집하는 봉사단 부담 적어
대구 대건고 황대주(18)군은 지난해 겨울 해외 봉사활동에 참가하려다 비용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 “비영리단체라면서 4박 5일 일정에 190만원 정도가 든다는 거예요. 한 달에 30만원 정도 쓰는 사교육비도 부모님께 죄송한데 190만원이나 부탁드릴 수가 없었어요.”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대표 서민’ 금잔디한테 해외 봉사활동은 그림의 떡일 것 같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많게는 400만원까지 드는 비용 탓에 서민 가정의 학생들한테는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민간단체에서 주관한 필리핀 봉사활동에 참가했던 서울의 ㅈ고 김아무개(고3)군은 “봉사활동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친구들이 서울 강남에서 온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프리카 전문 여행사 ㅅ투어에서 제공하는 아프리카 체험학습은 400만원이 든다. 열흘 일정 가운데 사나흘 정도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30시간 정도를 채울 수 있다. 초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거나 고아원을 방문하고 현지 문화 유적지를 청소하는 등의 활동이다. 이곳 관계자는 “일부 외고는 학교에서 신청을 받아 단체로 떠나기도 한다”며 “개별적으로 연락해 오는 학생들도 있어서 이들을 따로 모아 체험학습을 다녀온 지 2~3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청소년수련관에서는 봉사활동 시간 30시간을 주는 ‘서유럽 3개국 문화탐방’을 지난 1월 진행했다. 비용은 282만원이었다. 봉사활동의 내용을 차별화하고 싶은 학생들한테 아프리카나 유럽 등으로 떠나는 해외 봉사활동은 모양새가 좋다.

특히 최근에는 수시모집 특별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 등과 관련해 해외 봉사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사교육업체의 홍보가 극성을 부린다. 입시컨설팅을 하는 ㄱ교육 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미국 유명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유학생이나 특목고생들이 주로 갔으나 요즘은 상위권 대학에서도 이를 적용하면서 일반고 학생들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봉사활동과 더불어 해외 봉사활동까지 해야 하는 것이 봉사활동 실적을 최대한 반영시키며 대입 준비를 하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의 입학 담당자들은 사교육의 선전에 속지 말라고 당부한다. 전경원 건국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에서 봉사활동을 중요하게 본다니까 고액의 해외 봉사활동을 찾아 나서는 학부모나 학생이 많은데 이는 입학사정관들도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작고 소박한 봉사활동이라도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학생이 겉만 화려한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온 학생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진짜 입학사정관제”라고 말했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서민 가정의 학생들도 해외 봉사활동을 갈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여러 청소년단체와 함께 모집하는 ‘청소년 해외 자원봉사단’이 대표적이다. ‘청소년국제교류네트워크’(iye.go.kr)에 올라온 ‘2009년 하계 청소년 해외자원봉사단 모집 공고문’을 보면 캄보디아, 네팔, 라오스, 케냐 등에서 열흘 정도 활동하는 데 60만~90만원 정도가 든다. 복지부가 편도 항공료와 봉사활동 재료비 등을 부담하므로 민간단체가 진행하는 해외 봉사활동에 견줘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류재윤 복지부 청소년활동 담당자는 “각 시에 있는 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서 추천받은 학생들이나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의 기여도가 인정되는 학생,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서 그 분야의 특이성이 인정되는 학생을 주로 뽑는다”며 “공고가 나면 자기추천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봉사활동에 노력과 열정을 쏟아온 학생들한테 유리한 셈이다.

백선주(명일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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