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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생활 속 과학, 비판하고 상상하기

등록 2009-05-31 17:57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31. 역사책 읽기
32. 과학책 읽기
33. 고전도 맛있게 읽는 법이 있다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이 무엇인가?”

몇 년 전 미국의 유명한 과학 잡지가 성공한 과학자 100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에 대한 답변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훌륭한 과학자의 조건은 ‘비판적 사고력’과 ‘과학적 상상력’이었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상식에 의문을 품고 비판적으로 따져 보는 자세와, 근거 있는 상상으로 다르게 바라보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비판하기와 상상하기, 이 두 가지는 우리가 과학책을 읽는 목적이면서 동시에 읽는 방법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 일상의 모든 삶은 과학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게놈 프로젝트, 엘니뇨, 지구온난화, 줄기세포 등 우리는 매일 과학 용어가 등장하는 뉴스를 듣고 읽으며 화제로 삼는다. 그런데도 과학은 과학자들만의 특별하고 전문적인 일이고, 과학책은 전공자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많은 청소년들이 ‘과학은 그저 외워야 할 것 많은 골치 아픈 과목’으로 여겨 과학책을 멀리하고,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과학책과 영영 이별하게 되는 사태에 이른다. 이렇게 된 데는 과학을 배우는 의미와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과학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책을 읽는 재미와 의미를 느끼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과학책의 내용을 자신의 경험이나 일상의 삶과 연관 짓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차례를 살핀 다음 그중 친숙한 제목을 골라 이미 알고 있는 배경지식과 경험을 끌어낸다. 책을 써 내려가는 방식이 어떤지 파악하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떤 과학책은 “소의 방귀와 트림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와 같이 호기심을 끌 만한 질문을 던진 다음 그 이유를 설명하는가 하면, 일상에서 겪는 사건의 이면에 담긴 과학적 지식과 원리를 풀어가는 방식도 있다. 어떤 책은 미리 가설을 세운 다음 예측해 보게 하고, 실험과정을 통해 증명해 보이기도 한다.

또 전문용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낱말장도 좋다. 읽은 뒤에는 새로 알게 된 지식과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통합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림이나 도표, 개념지도 등으로 시각화해 보고 그것을 남들 앞에서 진지하게 설명해 본다. 저자의 해석에 대해 이유를 들어 비판을 가해 보고, 의문나는 점을 질문으로 던지고, 자신만의 상상과 논리로 의견을 펼치는 것도 좋다. 이렇게 과학책을 읽을 때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과 알고 싶었던 점, 새롭게 알게 된 점 그리고 상상한 것을 글로 쓰는 연습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과학 글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과학책을 읽으면서 꼭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바로 과학이 누구를 위해서, 왜 발전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당수 생물학자들은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면 전세계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과연 이 말은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세계인들이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을 무릅쓰고 유전자를 조작해 식량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서 과연 굶주린 사람들이 사라질까? 또 시속 300킬로미터로 달리는 자동차를 개발한다 해도 차가 꽉꽉 막힌 도심에서 자동차가 낼 수 있는 속력은 고작 시속 10킬로미터에 불과한데, 왜 계속 첨단 자동차를 개발하려고 하는가? 이런 고민을 담은 책이 바로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 기술은 사회와 소통하면서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문화, 예술, 정치, 경제 등과 연계해 과학의 미래를 고민하고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읽기가 미래를 바꾸기 때문이다.

임성미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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