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국’의 별미, 동태의 변신
[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동태순대〔명사〕동태의 내장을 모두 빼내어 깨끗이 한 다음 돼지고기·두부·숙주 따위로 만든 소를 뱃속에 채워 넣고 얼렸다가 쪄서 먹는 함경도 음식. 김장철에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꾸덕꾸덕 말리거나 얼려 두었다가 겨울 동안 찌거나 구워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함경도 음식은 간이 짜지 않고 담백하나 마늘, 고추 같은 양념을 강하게 쓴다.
⊙ 활용 → 동태볶음밥. 2006년 9월 다녀온 평양 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동태볶음밥’요리였다. 출장 이틀째 점심 식사를 하려고 들어간 식당에서 다른 방북단은 ‘단고기’(개고기)를 주문했다. 남들이 먹지 않는 것을 먹어보고 싶어 추천을 부탁했더니, 이 요리가 나왔다. 동태순대처럼 동태의 내장을 모두 빼낸 다음 그 안에 야채와 밥을 넣어 찐 요리였다. 동태순대를 응용한 창작 요리였다. 북쪽 수행원은 “공화국 요리 대회에서 수상한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짭짤한 동태 살과 밥이 어우러진 맛은 일품이었다. 여기에 고소한 대동강 맥주 한 잔.
북한전문검색(dprksearch.net)을 보면, 외국인 대상 음식점의 요리사들은 모두 장철구평양상업대학과 평양요리전문학교 출신의 엘리트라고 한다. 장철구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 시기에 식량을 마련하는 작식대원이었다고 한다. 작식대원은 오늘날의 취사병에 해당한다. 1년이 더 지난 지금 당시 출장은 오로지 혀로만 기억된다. 아, 동태볶음밥 먹고 싶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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