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지 않는 날이 백 일간 지속된다면 나는 캄캄한 살구나무 아래 누워 시를 읽을 것이다 비가 오면 심장까지 축축하게 젖도록 시를 읽을 것이다 도둑인 줄 알았다고 누군가 실없는 농을 걸어 오면 나는 벌써 시를 이만큼이나 훔쳤다고 쌓아 둔 시집을 보여 줄 것이다 또 누군가 나를 향해 한 마리 커다란 벌레 같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