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선정위원회 특별상 | 심성락

등록 2010-03-30 20:26수정 2010-03-30 23:49

심성락
심성락
[2010 한국대중음악상] 특별분야 수상작




세월과 바람으로 빚은 소리

‘도로또’가 ‘트로트’가 되고 ‘전통가요’가 될 때까지, ‘딴따라’가 ‘뮤지션’이 되고 ‘아티스트’가 될 때까지, 그리고 대통령이 10번 바뀔 때까지 그의 가슴에는 늘 아코디언이 있었다. 어린 날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잃어 클래식 연주자의 꿈을 접어야 했고, 이제 한 쪽 귀는 난청으로 잘 들리지 않지만, 그의 몸집만큼 작은 아코디언은 잠시도 바람의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생의 골 마디마다 새겨진 주름 같은 벨로스를 움직이며 허공의 바람을 끌어 소리를 일으킬 때, 그 소리는 파르르 떨며 온 마음의 파닥거림을 증거했다. 인생의 환희도 슬픔도 분노도 회한도 모두 순간이라는 듯 무심하게 사라져가는 소리는 그래서 더욱 서럽고 눈물겨웠다. 대중의 호명도 박수도 없이 묵묵히 녹음실과 공연장을 지키며, 그 아니면 안 될 소리를 무수한 음반들에 남겨온 그를 우리는 이제야 ‘선생님’이라 부르고 그의 아코디언을 우러러본다. 잊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자리에 있었던 예인이며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음악이다. 그러니 뒤늦은 발견의 미련함으로 드리는 뜨거운 박수와 함께 가장 평범한 특별함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못다 한 트로트의 아름다움과 섬세한 서정의 완성을 지금까지 그러했듯 오래오래 일러주시길….

서정민갑 선정위원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2부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3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