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트랙 8’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수상작
3년만에 다시 터진 반란의 목청 좋은 음반, 좋은 가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보편적이고 명확하다. 일단 곡이 잘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잘 소화할 수 있는 가창력이 겸비돼야 한다. 가창력에 뚜렷한 색깔과 호소력이 곁들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20년 가까운 음악 활동에서 결코 다작을 하지 않는 신중함과 완고함으로 독보적인 이력을 구축해온 이소라는 앞서 언급한 좋은 음반과 좋은 가수라는 명제에 가장 잘 부합하며 음악적으로 최고 정점을 찍은 6집 <눈썹달>로 진정한 아티스트로 재평가받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리고 또 3년간의 두문불출 끝에 만들어낸 <7집>은 음반이, 또 거기 담긴 곡들이 꼭 어떤 상투적 제목을 지녀야 한다는 강박을 거부함으로써 음악적 완성도에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역설적으로 과시한다. 특히 ‘트랙 8’은 대중가요의 보편적 방법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소라만의 고유한 색깔로 명백한 비교우위를 입증하는 대표곡이다. 프로그레시브 록도 아닌 대중가요에서 그가 아니라면 누가 감히 ‘무제의 반란’을 꾀할 수 있었을까? 이 노래를 소개하면서 제목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애먹었을 디제이들을 떠올리면, 기존 히트가요와 그 매개체인 방송산업에 대한 각성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한 의미마저도 느껴진다. 이태훈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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