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식에서 다양성으로 경쟁 불꽃, 수준 고음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수상작
독식에서 다양성으로 경쟁 불꽃, 수준 고음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의 고갱이인 종합 분야 선정 결과를 보면, 단연 3인조 록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이 돋보인다. 2집 앨범 <라이프 이스 스트레인지>로 ‘올해의 음반’은 물론 ‘올해의 음악인’까지 거머쥐었다. 종합 분야 네 개의 트로피 가운데 절반을 가져간 것이다. ‘한국적 색채를 녹여낸 록’이라는 한 우물을 고집스럽게 파고든 음악 장인들에게 당연하면서도 어쩌면 뒤늦은 찬사일지도 모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사진 제공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팝 음반 | 이소라 <7집>
음반에도 곡에도 제목 없는 제목
2005년에 발표한 6집 <눈썹달>을 통해 이소라는 한국 대중음악에서 특수한 위치, 그러니까 한영애를 전범으로 삼을 수 있는, 곡을 쓰지 않음에도 자기 음악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여성 보컬리스트의 위치에 올라섰다(물론 이소라는 전곡의 가사를 쓰고 프로듀싱까지 했다). 그로부터 3년 뒤 나온 그의 일곱번째 음반은 음반 제목도, 수록곡 제목도 없는 독특한 형태로 마감되어 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악은 허세가 아니다. 잘 다듬어진 어쿠스틱·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그의 ‘친구들’이 얹어준 멜로디는 환상적이며, 그 멜로디를 실어 나르는 이소라의 목소리 역시 환상적이다. 가사 또한 놀랍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같은 구절을 팝 발라드 음반에서 마주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음반은 끝까지 균형을 잃지 않은 채 아름답게 흘러가며,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순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지난해의 가장 탁월한 팝 음반이 이소라의 이 음반이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최민우 선정위원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2부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3부
이소라 <7집>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