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와대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회의 시작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교통방송>(tbs) 아침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요즘 김상조가 말랑말랑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재벌개혁을 가장 먼저 하는 ‘빅뱅 전략’을 취하지 않는 데 대해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국민들이 찬성할 수 있는 개혁과제, 우리 사회의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상생활에서의 불공정 문제를 먼저 접근함으로써 개혁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전략으로 가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후퇴하지 않을 전진을 만들어내는 길이라는 공감을 만들어내는 전략으로, 좀 더 신중한 전략을 택한 것이지 의지가 후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뒤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에 대한 사실상 첫 조사 대상으로 하림그룹을 정한 데 대해 “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있는 여러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전에 이미 45개 그룹을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했다”며 “취임 후 결과를 받아 일감 몰아주기 혐의가 강하게 나타나는 기업이 여러 개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의 부와 경영권의 편법 승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총수의 사익을 위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하림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5년 전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부당지원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품은 자산이 10조원 넘는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섭섭했다”며 ‘엄살’도 떨었다. 김 위원장은 “경제부총리보다 먼저 지명되다보니 집중포화를 맞았다”며 “좀 섭섭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국회보다는 오히려 대통령에게 섭섭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경제부총리보다 먼저 나와도 되나 싶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청문회가 끝난 뒤 당시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후보’로 지목돼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당했는데, 이날 진행자가 ‘화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이에 대한 답변으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두번째 공직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다보니 지난 6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집중적인 검증공세를 받아야 했다.
이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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