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작전부장 박정이 소장이 27일 윤장호 병장이 숨진 현장을 가리키며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병장 안내임무중 범인 몸 감은 폭탄 ‘쾅쾅’
체니 기지안 머물다 방공호로 긴급 대피
“거대한 폭발로 주변 시장까지 뒤흔들려”
체니 기지안 머물다 방공호로 긴급 대피
“거대한 폭발로 주변 시장까지 뒤흔들려”
아프간 테러 한국군 1명 사망현장 27일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바그람기지 자살폭탄 테러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테러 발생 당시 체니 부통령은 바그람 기지 안에 머물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7일 오후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 앞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한 직후 한 미군 병사가 아프간 병사들과 함께 군중들을 통제하고 있다. 바그람/AP연합
사고 현장=이날 테러는 아프간 북부 바그람 미군기지 정문 밖에서 일어났다. 기지에 들어가려면 세 검문소를 차례로 지나야 하는데, 테러는 첫째 검문소 부근에서 일어났다. 숨진 윤장호 병장이 정문 밖으로 나왔다 테러에 희생된 시각은 오전 10시20분께(현지시각)였다. 이날은 윤 병장이 소속된 다산부대에서 현지 기능공 교육을 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통역병인 윤 병장은 현지인 안내가 주요 임무의 하나다. 통역병을 빼곤 바그람기지 안에 자리잡은 동의·다산부대원들이 기지 밖으로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날 오기로 한 기능공은 8명. 이 가운데 6명은 정문 앞에서 행정보급관이 먼저 인솔하고 들어갔다. 문제는 출입증을 가져오지 않은 나머지 2명. 윤 병장이 이들에게 출입증을 발급하도록 도와주는 사이, 갑자기 ‘쾅, 쾅!’ 하는 두 번의 폭발음이 울렸다. 테러범의 몸에 감은 급조 폭발물(IED)이 터진 것이다. 테러범은 기지 쪽으로 200미터를 걸어오다 자폭테러를 감행했다. 순식간에 파편이 흩어지며 윤 병장을 덮쳤다. 윤 병장과 미군 1명, 현지인 18명이 숨지고, 현지인 12명이 다치는 대형 테러였다. 사고 직후 미군들은 기지 정문 일대의 사고 지역을 완전봉쇄하고 방호 조처를 강화했다. 합참은 “다산부대는 미군 바그람기지 안에 있어 미군의 방호를 받고 있다”며 “기능공에 대한 교육도 자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 원인=<에이피>(AP) 통신은 “사고 현장에서 시체주머니에 담긴 최소한 8명의 주검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작은 시장의 한 상인은 “거대한 폭발로 작은 시장이 뒤흔들렸다”고 전했다. 사고 뒤 탈레반 무장세력은 자신들이 체니 부통령을 목표로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미군 쪽은 체니 부통령은 “현장에서 먼 곳에 있어서 무사했다”고 전했고, 그는 폭탄테러 2시간 뒤 기지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카불에 도착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탈레반 대책을 논의했다. 26일 파키스탄을 방문하고 바그람기지로 이동한 체니 부통령은 애초 이날 오후 카르자이 대통령을 만나려 했지만, 눈보라로 헬리콥터가 이륙하지 못해 기지 체류가 길어져 27일에는 병사들과 아침식사를 같이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무하마드 유세프 아마디는 여러 통신사에 전화를 걸어 “우리는 체니가 이 기지에 머물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체니를 ‘목표’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아프간 방문을 마치고 오만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한테 폭탄테러 당시를 떠올리며 “아침 10시쯤에 큰 폭발음을 들었다”며 “경호원들이 기지 정문에 공격이 있었다고 말하고 나를 잠시 방공호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공격이 “우리의 행동에 결단코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제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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