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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귀국 한달 앞두고 “숨진 한명이 왜 내아들이냐”

등록 2007-02-27 22:35수정 2007-02-28 10:47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윤장호 병장의 어머니(오른쪽)가 서울시 강서구 자택에서 윤 병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윤장호 병장의 어머니(오른쪽)가 서울시 강서구 자택에서 윤 병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아프간 한국군 1명 사망…유족들 표정
아버지 “위험한 지역이라 말렸는데”
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윤장호 병장의 아버지 윤희철(65)씨는 아들의 사망을 믿을 수 없다며 망연자실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ㅇ아파트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난 윤씨는 “저녁 7시께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에서 ‘집을 방문해 상황을 설명하겠다’는 전화가 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직감했지만 이런 사고일 줄은 몰랐다”며 비통해했다.

윤씨는 이날 저녁 8시께 집을 찾아 온 윤홍규 합참 인사부장(준장)에게 “눈앞이 캄캄할 뿐”이라며 “테러로 숨진 한 사람이 왜 내 아들이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제대를 불과 석 달 앞두고 있어 몸 건강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며 “제대하면 모처럼 가족 모두가 함께 모여 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병장의 어머니 이창희(59)씨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통곡했다.

윤 병장은 14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초·중·고교를 마친 뒤 인디애나주의 한 사립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군 입대를 위해 입국했다.

2005년 5월 특전사에 입대한 윤 병장은 통역전문병으로 근무하다 통역 경험을 쌓고 사회에 도움이 되겠다며 아프가니스탄 근무에 자원했다.

아버지 윤씨는 “위험한 지역이라 말렸는데 아들의 뜻이 워낙 완고해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곳에 가서도 전화와 편지, 인터넷으로 잘 있다는 연락을 종종 해 왔다”고 말했다.

2남1녀 중 막내인 윤 병장은 유학 중에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학비를 벌 정도로 자립심이 강했다고 아버지 윤씨는 전했다. 윤씨는 “장호가 공부에만 전념하도록 유학 중에 한국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며 “군 입대를 위해 귀국할 때까지 단 한번도 한국 땅을 밟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숨진 윤장호 병장은…‘테러와 전쟁’에 파병된 한국군 첫 희생자
미국서 중학~대학생활 지난해 9월 통역병 파견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27일 현지 테러단체의 자살폭탄테러로 사망한 다산부대 윤장호 병장(27·통역병)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27일 현지 테러단체의 자살폭탄테러로 사망한 다산부대 윤장호 병장(27·통역병)

숨진 윤장호 병장은 ‘테러와의 전쟁’에 파병된 한국군 가운데 폭탄 테러로 숨진 첫 희생자다.

윤 병장은 14년 전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고교 졸업 뒤 인디애나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군 입대를 위해 귀국해 투자회사에 다니다 6월 입대해 특전사 정보처 요원으로 근무했다. 근무 중 지난해 9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자원해 다산부대 8진으로 바그람 기지로 떠났다.

윤 병장과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은 그를 ‘늘 환하게 웃던 분위기 메이커’로 기억했다. 고윤석 다산부대 민사장교(소령)는 “힘든 가정환경에도 대학까지 다닐 수 있도록 해주신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그와 함께 통역병으로 근무해온 김성열 상병은 “활발한 성격으로 주변을 기쁘게 했던 좋은 선임병이었다”고 말했다. 토목중대 2소대장 김성열 하사는 “오늘 아침에 잘 갔다 오겠다고 나가던 밝은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나 믿기지 않는 현실”이라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손원제 기자 marcos@hani.co.kr

숨진 윤장호 병장의 사진을 들고 한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숨진 윤장호 병장의 사진을 들고 한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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