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6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맨 왼쪽), 장영달 원내대표(맨 오른쪽),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함께 청와대 오찬 장소로 향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당을 쪼개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탈당파를 비판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김근태 계열·친 천정배 의원들도 동요
탈당파 ‘노무현과 차별화’ 공세 예고
탈당파 ‘노무현과 차별화’ 공세 예고
열린우리당이 창당 4년도 안 돼 사실상 분당 처지에 내몰렸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6일 김한길·강봉균 의원이 주도하는 스물세 의원의 집단 탈당에 이어, 유선호·김태홍 의원 등도 이번주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월14일 전당대회 이전에 지역구 의원 30여명이 탈당하면서 열린우리당은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다.
2차 집단탈당 오나?=6일 탈당한 이강래 전병헌 최규식 김낙순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과 정치 행보를 긴밀히 논의해 온 이들이다. 대구를 방문한 정 전 의장은 “탈당이라는 강물이 대통합이라는 바다에서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탈당 의원들에 대한 애정 어린 덕담이다. 정 전 의장은 2·14 전당대회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엔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그와 행보를 같이해 온 의원들의 2차 탈당이 있을 수 있다. 정 전 의장과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내 마음도 이미 떠났다. 정 전 의장은 전당대회 이후 거취를 분명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 등 지도부는 이날 오전 긴급 회의에서 전당대회 사수를 다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점검 결과 전당대회엔 별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차기 의장으로 추대된 정세균 의원은 7일부터 ‘당의장 후보’ 자격으로 지역 방문에 나선다. 탈당 지역 대의원의 정원을 줄이는 방법으로 전당대회 재적인원을 감축하면 전당대회를 여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게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김근태 의장 계열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다. 유선호 의원에 이어 문학진, 정봉주 의원도 전당대회 이후엔 움직이겠다는 뜻을 비쳤다.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이상경, 안민석 의원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탈당 행렬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탈당파의 행로는?=탈당 의원들은 곧바로 세 규합에 나섰다. 이날 함께 탈당한 23명과, 천정배 의원 등 이미 탈당한 의원들은 오는 10일 워크숍을 열어 교섭단체 구성 여부와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 이후의 정당 등록 절차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15일까지 정당 등록을 마치면 당장 23억7천여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시한이 촉박한데다 돈을 노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정배 최재천 이계안 의원 등은 7일 개혁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정책방향을 발표한다. 별도의 모임도 꾸리기로 했다. 이들은 김한길·강봉균 그룹과 사안별로 연대하되, 새 원내 교섭단체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탈당 의원들의 성공 여부는 결국 여론에 달렸다. 지난 3일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찬성(28.2%)보다 반대(55.1%) 의견이 높지만 탈당 의원들은 여론이 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탈당 의원들은 열린우리당이나 노무현 대통령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정책적 차별화를 꾀하겠지만 이는 쉽지 않다. 당장 2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에서도 한나라당보다 열린우리당과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대상으로 정치 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탈당 의원들이 성명서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개입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힌 것이나, 정동영 전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뗄 것을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열린우리당 분화 및 신당 추진 예상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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