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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경제-통일-교육도 ‘MB직할’…국정독주 가속 예상

등록 2009-01-19 19:15수정 2009-01-19 23:32

<b>김앤장 사무실서 나오는 새 경제팀 수장</b>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후 자신이 고문으로 일해 온 서울 적선동 김앤장법률사무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김앤장 사무실서 나오는 새 경제팀 수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후 자신이 고문으로 일해 온 서울 적선동 김앤장법률사무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친기업’ 윤증현-캠프출신 윤진식 경제정책 두 축
현인택·이주호 등 대선공약 입안자들 국정 전면 나서
19일 청와대가 발표한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외형적으로는 ‘경제팀 전면교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전날 국정원장·경찰청장 인사에 이어 정부 요소 요소에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세력’을 배치해 강력한 직할체제를 구축한 점이 더 눈에 띈다. 국정 2년차를 맞아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그대로 배어난다. 곧,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를 위해 관료 출신 전문가들을 배치하되, 외곽 각 부처에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할 충성심 강한 측근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이다. 여권 일부에서조차 ‘국력 결집을 위한 탕평 인사’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 경제팀 전면교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제팀은 외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전광우 금융위원장으로 짜인 1기 경제팀이 환율·금융·부동산 정책 등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이 대통령도 받아들인 셈이다. 청와대 안에서도 “강 장관을 바꾸지 않으려면 차라리 개각을 않는 게 낫다”는 말이 계속 나왔다.

청와대는 후임 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장으로 노무현 정부 말기에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과 재정경제부 2차관을 각각 맡았던 ‘윤증현-진동수’ 짝을 택했다. ‘10년 전 관료’(강만수), ‘민간 출신’(전광우)으로는 시장신뢰 및 금융기관 다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 내정자는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았지만, 금산분리 완화를 주창하는 등 친기업 마인드가 짙고 카리스마가 강한 스타일이어서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 및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여기에 장관급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차관급인 청와대 경제수석에 앉혔다. 힘있는 경제수석을 통해 청와대가 경제정책을 직접 주도해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는 윤 내정자에 대해 “경제수석이지만, 나이가 많고 장관 출신이어서 ‘왕수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친위세력 구축

이번 개각으로 이 대통령의 ‘친위세력’이 대거 전면으로 등장했다. 현인택(통일부 장관), 윤진식(경제수석), 박영준(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내정자 등은 대선 캠프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측근 참모 출신들이다. 또 허경욱(기획재정부 1차관), 이주호(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내정자 등은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이들이다.

이 대통령의 통일정책인 ‘비핵·개방 3000’ 구상을 다듬었던 현인택 고려대 교수를 통일부 장관에 내정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서도 이 대통령의 생각이 더욱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들어서면 경제-통일-공안·정보 분야 등 국정의 핵심이 모두 ‘엠비맨’으로 정비돼 이 대통령의 직할 체제가 완성된다. 게다가 차관급에도 측근들을 앉혀 부처의 말단까지 청와대 ‘입김’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 정치인 배제

한나라당의 강력한 요구를 뿌리치고 이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 정치인 출신을 한 명도 기용하지 않았다. 이는 국정의 중심을 청와대가 전적으로 주도하며, 당은 청와대를 돕는 조력자 위치에 머물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직계 의원들도 기용하지 않은 것은 친박근혜계 의원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도 고려했지만, 정치인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한 불신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일사불란한 국정 시스템을 원하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다음 계획’이 있는 정치인은 온전히 믿기 어렵다고 본 듯하다. 그러나 불만이 커진 한나라당을 어떻게 추스르냐 하는 것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청와대의 불이다. 청와대는 2월 ‘입법 전쟁’의 투혼을 당에 부탁해야 한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고환율·감세정책 10달내내 ‘입방아’
재정부 장관 물러나는 강만수

강만수 재정부 장관
강만수 재정부 장관
‘엠비(MB)노믹스’의 상징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시장 안팎의 빗발치는 비판 여론 속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1997년 외환위기의 책임을 지고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에서 퇴진한 뒤 절치부심하다, 경제팀 수장으로 돌아온 지 10개월여 만이다.

10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강 장관은 특유의 고집과 구시대적 사고방식 탓에 임기 내내 시장과 불화를 빚었다. 그런 탓에 임기 초반부터 정치권과 언론에서 그에 대한 경질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강 장관은 이미 세계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공약인 ‘7·4·7’(연간 7% 경제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7대 경제강국)에 과도하게 집착하면서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는 물가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일으켜 서민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반면 부유층과 대기업들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에 대한 대규모 감세는 고집스럽게 관철시켰다.

잦은 말실수와 오락가락한 정책 대응도 강 장관이 시장의 신뢰를 잃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임기 초부터 불거진 ‘환율 주권론’ 발언은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종부세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두고 국회에서 헌법재판소 쪽과 접촉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도 “위기는 없다”고 말했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잘못 관리하면 경제위기로 갈 상황”이라고 말을 바꿔 시장의 혼란을 증폭시켰다.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개인적 인연을 맺고 있는 강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다음달 말 임기 만료에 이르는 이희범 무역협회장 후임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외환위기 책임자 2번째 공직 부활
재정부 장관으로 복귀 윤증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외환위기’의 책임을 강만수 장관과 공유하고 있다.

그는 행정고시 1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로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맡고 있었다. 그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을 부를 대목이다.

그가 금융감독위원장으로 관가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불리던 고 이수인 전 의원과 노 대통령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후보자는 이 전 의원의 매제다.

윤 후보자는 금감위원장으로 재임 때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어긋나는 친기업적인 발언을 계속해 자주 입길에 올랐다. 그는 “산업자본에 대못질하는 것은 어리석다”며, 참여정부의 금산분리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다. 주주와 보험 가입자 사이에 자본이득 배분 문제로 십수년을 끌어온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과감하게 밀어붙여 해결한 것도 그였다.

윤 후보는 지난해 1월부터‘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영입돼 일해 왔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김앤장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 시비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윤 따거’(‘따거’란 형님이란 뜻의 중국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지만 부하 직원들에게 권한을 이임해 주고 맡기는 보스형으로 알려졌다.

△마산 출생(62) △서울고, 서울대 법대,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원 △재무부 금융실명제실시준비단장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 △금융감독위원장

정남구 김수헌 기자

고대 학연·인수위 활동 MB와 ‘인연’
경제수석 내정된 윤진식

경제수석 내정된 윤진식
경제수석 내정된 윤진식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는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현 여권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 투자유치 태스크포스팀장에 기용됐다.

윤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이기도 해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 비서실장 등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 장관 하마평에도 오르내렸다. 관가에서는 장관을 지낸 그가 차관급인 경제수석에 내정된 것을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만큼 앞으로 청와대 경제수석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행정고시 12회로 공직에 입문해 과거 재무부에서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국장 등 금융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청와대 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외환위기 위험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일화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참여정부 첫 산업자원부 장관을 맡았다가 전북 부안 원전센터 부지선정 문제로 10개월 만에 물러났다. 부드러운 외모에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4월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충북 충주에서 출마했다가 ‘철새’로 공격을 받아 고배를 마신 뒤, 한국투자금융지주회사 회장을 맡아 정치권과 거리를 둬 왔다.

△충북 충주(62) △청주고,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원 △재경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경제-통일-교육도 MB직할체제
▶ 삼국시대 러브스토리…‘서동요 설화’는 허구였다?
▶ ‘일제고사 거부’ 또 파면·해임
▶ 이스라엘, 그들은 과연 신을 믿는가
▶ ‘여대생 실종’ 검색만 해도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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