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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깨진 ‘안전지대’ 신속방역 발등의 불로

등록 2006-02-24 19:13수정 2006-02-25 09:30

조류인플루엔자 사람감염 국내 첫 확인
질병관리본부 “여전히 청정국” 느긋
“사람 사이 전염 증거도 아직 없다”
국내에서도 네 명의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자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에이아이 안전지대’ 지위를 잃게 됐다. 우리나라는 2003년 말~2004년 초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인체 감염 사례 없이 3개월 만에 퇴치해 세계에서 방역작업을 성공적으로 한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닭·오리 살처분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실이 이번에 밝혀지면서 더는 ‘방역 모범국’으로 머물기 어렵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사실이 지금 당장 조류 인플루엔자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때 북한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올겨울에도 철새가 날아오는 몽골 등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해 우리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4년 이후 지금까지 닭이나 오리에서는 한 건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박기동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장은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있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조류 인플루엔자 ‘청정국’”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염자들도 모두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이미 항체가 생긴 것으로 미뤄 살처분 작업 당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가볍게 앓고 지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정확히 말하면 조류 인플루엔자에 면역이 생긴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백신조차 없기 때문에 이런 면역 형성 사실은 이들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됐고, 이를 극복해 항체가 생겼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곧 이들은 보균자는 아니라는 얘기다. 박 팀장은 “감염자 네 사람에 대한 조사 결과 모두 증상도 없었고, 주변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염은 또 사람 사이의 전염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 대 사람 감염은 세계보건기구 등 각국의 방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번 감염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이것이 또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대규모 유행의 징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허영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번 결과에서 비록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의 사람 감염은 확인됐으나, 사람 사이의 전염을 일으켰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홍콩 등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최강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감염 결과에서 확인된 조류 인플루엔자 H5N1형은 일본에서도 2004~2005년에 무증상 감염으로 나타났다”며 “당시 H5N1형은 독성이 약해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용어설명

23일 미국 코넬대의 수의학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뉴욕시의 가금류 시장에서 가져온 달걀에 주사액을 넣고 있다. 코넬대는 가금류 시장에서 매주 1000개의 샘플을 입수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서카(뉴욕주)/AFP 연합
23일 미국 코넬대의 수의학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뉴욕시의 가금류 시장에서 가져온 달걀에 주사액을 넣고 있다. 코넬대는 가금류 시장에서 매주 1000개의 샘플을 입수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서카(뉴욕주)/AFP 연합

조류 인플루엔자(AI)=닭·오리 등 가금류와 철새가 감염되는 인플루엔자로, 종종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도 옮는다.

에이아이의 사람 감염=독성이 강한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았을 때는 사망하기도 한다. 1997년 홍콩에서 6명, 2004년 베트남에서 16명이 에이아이로 숨졌다. 이번 사례는 병원성이 약한 인플루엔자로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다.

에이아이의 사람 대 사람 감염=에이아이가 사람 사이에 감염을 일으키면 수천만명의 사망자가 나타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근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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