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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동 사회와 정부의 역할

등록 2006-08-06 19:29수정 2006-08-07 17:25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저자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저자
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2. 기출문제에서 논제 찾기

[기출 문제] 제시문 (가)는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라는 주장을 담은 글이고, 제시문 (나)는 시장 경제의 한계를, 제시문 (다)는 ‘대동(大同)’ 사회를 설명한 글이다.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하여,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밝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술하시오. (2004학년도 동국대학교 논술 고사)

[가] 한 사회의 연간 수입은 항상 그 사회의 산업의 연간 총생산물의 교환 가치와 일치한다. 따라서 개인이 자기 자본을 국내 산업에 사용하고 산업 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함으로써, 개인은 사회의 연간 수입이 최대가 되도록 노력한다. 사실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으며, 그가 얼마나 그것에 기여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해외 산업의 부양보다 국내 산업의 부양을 선호함으로써 그는 오직 자신의 안전만을 의도할 뿐이다. 그리고 개인은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많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목적을 증진시키게 된다.

[나] 경제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이상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 안정과 경제 성장의 목표가 서로 상충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안정과 성장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 경제는 사유 재산 제도를 그 기둥으로 삼고 있다. 공정한 경제 질서 속에서 정당한 개인의 노력으로 이룩된 경제적 성과는 개인에 의하여 향유되어야 한다. 개인의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야말로 시장 경제에 활력을 가져오는 원동력이다. 경쟁 시장에서 생산자들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남보다 싸게, 더 잘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여 그 생산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이 된다.

그러나 시장의 경쟁 상태가 불완전할 때, 예를 들어 시장이 독과점 기업에 의해서 지배될 경우에는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보장되지 못한다. 시장이 경쟁적이더라도 자유 경쟁의 결과가 효율적인 자원의 배분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도 있다. 먼저, 생산자나 소비자들의 경제 활동이 제삼자에게 피해 또는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시장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공급되기 어려운 재화와 서비스도 있다. 교육, 국방, 치안이나 도로, 교량, 댐 등은 기업이나 가계의 경제 활동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2부-논술 단골 주제 뜯어보기 2. 기출문제에서 논제 찾기
[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2부-논술 단골 주제 뜯어보기 2. 기출문제에서 논제 찾기

주어진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도 중요하지만 생산물을 균형 있게 분배하여 성장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고루 누리게 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 과제이다. 경쟁적인 시장은 각자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응분의 보상을 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완전히 경쟁적이지 못하며, 더욱이 능력 차이 등으로 소득 분배의 불균형이 누적, 심화될 수 있다. 지나친 소득 분배의 불균형과 빈부 격차의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적 부작용을 수반한다. -한국개발연구원 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 고등학교 경제, 교육인적자원부, 2003.

[다] 대도(大道)가 행해진 세상에는 천하가 모두 만인의 것이다. 현명한 이와 능력 있는 이를 선출하여 관직을 맡겨 신뢰와 화목을 두텁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의 부모만을 부모로 섬기지 않고, 자기의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는다. 노인들은 편안히 여생을 보낼 곳이 있으며, 장성한 사람들에겐 일자리가 있고, 어린이에겐 모두 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부모, 폐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보호와 양육을 받는다. 남자는 모두 자기 직분이 있고 여자는 모두 자기 가정이 있다. 재화가 땅에 버려지는 것은 싫어하지만 반드시 자기만 사사로이 독점하려 하지 않으며, 힘이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음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자기만을 위해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음모가 일어나지 않으며, 도적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니, 그래서 사람들은 바깥문을 잠그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를 대동(大同)이라고 한다.―예기(禮記) <예운(禮運)>

[유의 사항]

가) 답안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000자 안팎으로 작성하시오.

나) 흑·청색 필기구(볼펜류 또는 만년필)로 작성하되, 수정액은 사용하지 마시오.

다) 연필로 작성하거나 답안지에 특별한 표시를 한 경우에는 ‘0점’ 처리합니다.

[논제 파악]

무엇을 묻고 있는가

이 문제는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어. ‘①제시문 (다)에 나와 있는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하여,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밝힐 것, ②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밝힐 것’이 그것이지. 따라서, 발문의 지시대로 제시문을 분석한 뒤 논의의 가닥을 잡는 것이 급선무야.

제시문 (가)는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라는 주장을 담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지.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옹호하는 강력한 배경 사상이기도 한 지문이야. 이 글에는 이기심의 추구가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낳는다는 낙관적 견해가 잘 나타나 있어. 이와 같은 낙관론은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의 자동 조정 기능을 전제로 하고 있지.

제시문 (나)는 교과서에서 발췌한 글이야. 첫 번째 문단은 활력 있는 경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과 경제 안정, 즉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지. 두 번째 문단은 공정한 경제 질서 속에서 정당한 개인의 노력으로 이룩된 경제적 성과는 개인에 의해 향유되어야 한다는 ‘경제 정의’와 ‘경쟁 시장의 효율성’, 그리고 공급자 간의 경쟁이라는 그 필요 조건을 말하고 있지. 세 번째 문단부터는 시장 경제 시스템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시장 경제 시스템의 문제를 찾는 데는 두 가지 입장이 있어. 하나는 그 문제점을 ‘시장의 실패’에서 찾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이야. 제시문 (나)는 전자의 입장에 서 있어. 시장 경제의 문제점을 시장의 실패에서 찾는 입장을 취한다면, 그것에 대한 대책은 시장의 기능을 보완하는 새로운 주체, 즉 정부의 개입에서 찾게 되지. 또, 제시문 (나)는 시장에 맡겨둘 수 없는 분야가 있음을 들고 있는데, 이것 또한 정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환경 문제의 해결에 많은 재정 지출을 하는 정부 조치가 그 예야.

제시문 (다)에는 노동 능력이 있는 자는 노동에 종사할 수 있게 하며 노동 능력이 없는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은 사회 보장제에 의해 부양한다는 ‘대동 사회’의 특징이 나타나 있어. 이러한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할 때,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 성장에 걸맞은 복지 향상’이야. 사실, 경제 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들의 빈곤을 극복하고 그들의 삶의 질이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경제 성장은 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 조건이기는 하나 충분 조건은 아니야. 경제 성장은 어떤 형태든 분배와 연결되어야지, 성장을 위한 성장에 그치고 국민의 삶의 질의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그 의미는 감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 이런 의미에서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하여”라는 조건을 제시하였어. 물론 ‘성장’이 없는 ‘분배’도 큰 의미가 없어. 하지만 이 조건에 따라 ‘분배’, 다시 말해 ‘복지 국가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어 정부의 역할을 논술해야 할 거야.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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