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
③ 제3영역 : 가정과학교
4 논술 쓰고 첨삭하기 ■ 서론 우리는 지금까지 가족이라고 하면 서로 사랑하고 보살피고 언제나 감싸 주는 관계로만 생각해 왔다. 전통적인 가족 제도에서는 자식은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또한 가부장적 질서로 인해 아버지는 집안의 모든 책임을 떠맡아야 하며 경제적 책임을 져야만 했다. ①우리는 지금까지 이러한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라고 생각해 왔다. ②그러나 정말 이러한 획일적인 사랑만을 강요하고 자신의 의견은 무시되며 희생을 최대의 가치로 여기는 모습이 진정한 가족의 모습인가. ■ 본론1 제시문 (가)의 전반부에서, 가정은 외부에서 느끼지 못하는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따라서 보호받아야 할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제시문 (다)에 나타난 가치관인,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자식을 기르고 또한 끊임없이 가족과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반면에 제시문 (가)의 후반부에는, 가정이 서로 의견을 존중해 주고 대등한 타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이것은 제시문 (나)에 제시되어 있는 가족관과 일치하는 것으로, 대등한 관계로 맺어진 가족이 더 오래 행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본론2 지금 우리는 평등 사회에 살고 있다. 과거의 폐단이었던 가부장적 질서는 이제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 ③그럼으로 인해 여성의 지위는 향상되었으며 자녀들과 부모의 관계는 수직적이기보다는 대화로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가족이라는 틀을 영위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평등주의에 입각한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희생적인 사랑에 기초한 전통적인 가족관은 현재의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선, 자녀들은 부모의 억압적인 보호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부모가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주기를 바라며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또한, 아내들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서 존중받기를 바라며, 남편들과 대등한 존재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러한 가족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진정 이 사회의 이상적인 가족 형태로 볼 수 있다.
■ 결론 가족은 분명히 사랑이라는 기초 위에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랑이 너무 획일적이고 일방적일 때 가족은 그 사랑을 집착으로 느껴, 서로에게 많은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등한 주체로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가족 관계를 유지해 나갈 때, 우리는 현대 사회에 ⓐ걸맞는 이상적인 가족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첨삭 지도] (1) 단어와 문장 바로잡기 ① ‘모습’이라는 말이 중복되어서 어색하지. 이 문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이러한 모습을 가장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해 왔다.”로 바로잡아야 해. ② 이 문장에서 사용한 ‘정말’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구어체의 낱말이야. 사용을 자제해야 해. 또한, “~는 모습이 ~의 모습인가”에서도 중복되는 낱말 때문에 어색하지. 뿐만 아니라, 이 문장은 앞의 내용과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때문에 “그러나 부모의 희생을 내세우면서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은 채 순종만을 강요하는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을 과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가” 정도로 고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 ③ 이 문장은 분석해 보면 “그럼으로 인해” ①“여성의 지위는 향상되었으며”, ②“자녀들과 부모의 관계는 수직적이기보다는 대화로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가족이라는 틀을 영위하고 있다.”인데, 논리적인 흐름이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지. 특히 ②에서 “자녀들과 부모의 관계는 ~ 가족이라는 틀을 영위하고 있다.”니 이것이 무슨 말이지? 이 문장은 “그리하여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가정에서 아내는 남편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으며, 수직적이던 부모와 자녀의 관계 또한 대화를 통해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관계로 바뀌게 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가족의 틀을 형성하게 되었다.”로 바로잡아야 해. ⓐ 최근 들어 잘못된 형태인 ‘걸맞는’을 많이 쓰는데, 이는 동사 ‘맞다’의 활용형 ‘맞는’의 형태와 혼동하는 것으로 보여. 형용사와 동사는 관형사형 어미를 취할 때 차이를 보이지. 즉 형용사와 결합하는 관형사형 어미는 ‘-(으)ㄴ’이고 동사와 결합하는 관형사형 어미는 ‘-는’이야. 예를 들어 형용사 ‘작다, 올바르다’는 ‘작은 집, 올바른 자세’와 같이 활용하고, 동사 ‘먹다, 잠자다’는 ‘먹는 물, 잠자는 공주’와 같이 활용해. → 걸맞은 (2) 글의 흐름 바로잡기 ① 서론의 흐름 이 글의 서론에서는 문단의 마지막 문장에서 앞의 내용을 이어받으면서 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잘못되어 있어. 다시 말해 “획일적인 사랑만을 강요하고 자신의 의견은 무시”되는 것이 그 앞에 어디에 나와 있는가. 그런데도 “이러한”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마치 그 내용이 앞에 나와 있는 듯이 말하고 있어. 문단은 자기 완결적 구조로 이루어져야 함을 명심하기 바라. ② 본론의 흐름 본론은 “네 견해의 정당성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응답하는 부분이야. 따라서 본론에서는 서론에서 지시한 논의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조리 있게 논증해야 해. 이 글은 “전통적인 가족관은 현재의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시대 상황의 변화’와 함께 ‘부모에 대한 자녀들의 태도 변화’, ‘남편에 대한 아내의 태도 변화’를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하지만, 이는 누구나 제시할 수 있는 상투적인 내용이어서 “그 말이 그 말”이라는 식상한 느낌을 갖게 하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는 가족만을 정상 가족으로 보는 것은 사실의 측면에서도, 가치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면서, 남들과는 다른 논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설득력이 없겠지. ③ 결론의 흐름 이 글은 결론에서 가족관의 변화를 단순히 ‘대등한 주체로 이루어진 평등 가족’ 정도로 마무리하고 있어. 아마 전통적인 가족은 ‘종속적인 관계’이고 새롭게 변화된 가족은 ‘평등한 관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서 내린 결론이리라.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가족의 위기는 이러한 문제에 한정되지 않아. 이혼이 급증하고, 독신 가구가 증가하며, 동거 가구와 동성 가구가 등장하는 등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는데, 이를 긍정적인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가 여기에서 대답해야 할 핵심 논점이야. 그런데도 논의의 깊이가 거기에까지 가 닿지 못했어.
(3) 총평
논술에서 배경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까닭은 제시문을 분석하는 힘이 바로 거기에서 나오며, 논의를 심도 있게 이끌 수 있는 힘도 거기에서 나오기 때문이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배경 지식을 쌓아야 논술이 된다”라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논술의 기본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상, 중상, 중, 중하, 하)이야.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③ 제3영역 : 가정과학교
4 논술 쓰고 첨삭하기 ■ 서론 우리는 지금까지 가족이라고 하면 서로 사랑하고 보살피고 언제나 감싸 주는 관계로만 생각해 왔다. 전통적인 가족 제도에서는 자식은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또한 가부장적 질서로 인해 아버지는 집안의 모든 책임을 떠맡아야 하며 경제적 책임을 져야만 했다. ①우리는 지금까지 이러한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라고 생각해 왔다. ②그러나 정말 이러한 획일적인 사랑만을 강요하고 자신의 의견은 무시되며 희생을 최대의 가치로 여기는 모습이 진정한 가족의 모습인가. ■ 본론1 제시문 (가)의 전반부에서, 가정은 외부에서 느끼지 못하는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따라서 보호받아야 할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제시문 (다)에 나타난 가치관인,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자식을 기르고 또한 끊임없이 가족과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반면에 제시문 (가)의 후반부에는, 가정이 서로 의견을 존중해 주고 대등한 타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이것은 제시문 (나)에 제시되어 있는 가족관과 일치하는 것으로, 대등한 관계로 맺어진 가족이 더 오래 행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본론2 지금 우리는 평등 사회에 살고 있다. 과거의 폐단이었던 가부장적 질서는 이제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 ③그럼으로 인해 여성의 지위는 향상되었으며 자녀들과 부모의 관계는 수직적이기보다는 대화로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가족이라는 틀을 영위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평등주의에 입각한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희생적인 사랑에 기초한 전통적인 가족관은 현재의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선, 자녀들은 부모의 억압적인 보호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부모가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주기를 바라며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또한, 아내들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서 존중받기를 바라며, 남편들과 대등한 존재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러한 가족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진정 이 사회의 이상적인 가족 형태로 볼 수 있다.
■ 결론 가족은 분명히 사랑이라는 기초 위에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랑이 너무 획일적이고 일방적일 때 가족은 그 사랑을 집착으로 느껴, 서로에게 많은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등한 주체로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가족 관계를 유지해 나갈 때, 우리는 현대 사회에 ⓐ걸맞는 이상적인 가족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첨삭 지도] (1) 단어와 문장 바로잡기 ① ‘모습’이라는 말이 중복되어서 어색하지. 이 문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이러한 모습을 가장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해 왔다.”로 바로잡아야 해. ② 이 문장에서 사용한 ‘정말’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구어체의 낱말이야. 사용을 자제해야 해. 또한, “~는 모습이 ~의 모습인가”에서도 중복되는 낱말 때문에 어색하지. 뿐만 아니라, 이 문장은 앞의 내용과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때문에 “그러나 부모의 희생을 내세우면서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은 채 순종만을 강요하는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을 과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가” 정도로 고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 ③ 이 문장은 분석해 보면 “그럼으로 인해” ①“여성의 지위는 향상되었으며”, ②“자녀들과 부모의 관계는 수직적이기보다는 대화로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가족이라는 틀을 영위하고 있다.”인데, 논리적인 흐름이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지. 특히 ②에서 “자녀들과 부모의 관계는 ~ 가족이라는 틀을 영위하고 있다.”니 이것이 무슨 말이지? 이 문장은 “그리하여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가정에서 아내는 남편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으며, 수직적이던 부모와 자녀의 관계 또한 대화를 통해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관계로 바뀌게 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가족의 틀을 형성하게 되었다.”로 바로잡아야 해. ⓐ 최근 들어 잘못된 형태인 ‘걸맞는’을 많이 쓰는데, 이는 동사 ‘맞다’의 활용형 ‘맞는’의 형태와 혼동하는 것으로 보여. 형용사와 동사는 관형사형 어미를 취할 때 차이를 보이지. 즉 형용사와 결합하는 관형사형 어미는 ‘-(으)ㄴ’이고 동사와 결합하는 관형사형 어미는 ‘-는’이야. 예를 들어 형용사 ‘작다, 올바르다’는 ‘작은 집, 올바른 자세’와 같이 활용하고, 동사 ‘먹다, 잠자다’는 ‘먹는 물, 잠자는 공주’와 같이 활용해. → 걸맞은 (2) 글의 흐름 바로잡기 ① 서론의 흐름 이 글의 서론에서는 문단의 마지막 문장에서 앞의 내용을 이어받으면서 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잘못되어 있어. 다시 말해 “획일적인 사랑만을 강요하고 자신의 의견은 무시”되는 것이 그 앞에 어디에 나와 있는가. 그런데도 “이러한”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마치 그 내용이 앞에 나와 있는 듯이 말하고 있어. 문단은 자기 완결적 구조로 이루어져야 함을 명심하기 바라. ② 본론의 흐름 본론은 “네 견해의 정당성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응답하는 부분이야. 따라서 본론에서는 서론에서 지시한 논의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조리 있게 논증해야 해. 이 글은 “전통적인 가족관은 현재의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시대 상황의 변화’와 함께 ‘부모에 대한 자녀들의 태도 변화’, ‘남편에 대한 아내의 태도 변화’를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하지만, 이는 누구나 제시할 수 있는 상투적인 내용이어서 “그 말이 그 말”이라는 식상한 느낌을 갖게 하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는 가족만을 정상 가족으로 보는 것은 사실의 측면에서도, 가치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면서, 남들과는 다른 논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설득력이 없겠지. ③ 결론의 흐름 이 글은 결론에서 가족관의 변화를 단순히 ‘대등한 주체로 이루어진 평등 가족’ 정도로 마무리하고 있어. 아마 전통적인 가족은 ‘종속적인 관계’이고 새롭게 변화된 가족은 ‘평등한 관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서 내린 결론이리라.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가족의 위기는 이러한 문제에 한정되지 않아. 이혼이 급증하고, 독신 가구가 증가하며, 동거 가구와 동성 가구가 등장하는 등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는데, 이를 긍정적인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가 여기에서 대답해야 할 핵심 논점이야. 그런데도 논의의 깊이가 거기에까지 가 닿지 못했어.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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