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교실은 생활에서 과학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력을 기르게 하자는 뜻에서 일상에 있는 과학적 주제들을 찾아 실험을 한다. 사진은 간이사진기를 조작하는 노부영양과 윤영자 강사의 모습이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창의 교육 현장 / 한국과학창의재단 ‘생활과학교실’
주변의 사물·현상 관찰하고
강사·학생 함께 문제 해결
교과 내용과 연결 교육도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서울 삼각산초등학교 3학년 노부영(11)양은 강북구 미아 1동에 있는 솔샘문화정보센터로 향한다. 센터 건물 2층에서 열리는 ‘생활과학교실’(이하 ‘생과실’)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노양이 수업을 들은 지는 3년이 다 돼간다. 윤영자(70·숭실대 명예교수) 강사와는 1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얼굴을 보면서 절친한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됐다. “사진관에서 사진기가 있는 방에 들어가 본 사람?” 1월13일, ‘간이사진기 만들기’ 수업에서 윤 강사가 질문으로 운을 뗀다. 교실이 술렁거린다. “봤어요! 어둡고, 거꾸로 보여요.” “나도 봤어. 사람이 뒤집히잖아.” 곧 윤 강사의 가방에서 도화지, 기름종이, 렌즈 등 실험 재료들이 나온다. 윤 강사가 다섯 단계로 된 실험을 각각 하나씩 설명하면 학생들은 여기에 따라 실험을 해본다. 생과실 수업은 이렇게 이뤄진다. 강사의 질문이나 설명이 중간중간 들어가고, 학생들은 대답을 하면서 직접 실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본다. “실선이랑 점선을 구분해서 접고 오려요.” ‘반짝이는 보석 나무(소금 만들기)’, ‘내가 만든 무지개’ 등 그동안 적은 실험 보고서를 보여주던 김하은(8·삼각산초교)양의 손도 바쁘게 움직인다. 사진기를 다 만든 남학생들은 렌즈 초점을 맞추면서 장난도 친다. “여기 보고 웃어봐. 나 사진작가야.” “선생님 이것도 가져왔어요.” 이날 노양은 실험보고서와 함께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종이엔 ‘과학 영재에 떨어진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 있다. 얼마 전, 윤 강사한테서 ‘성북교육청 영재교육원 2차 시험에 떨어진 이유를 생각해보고 짧은 글을 써보라’는 과제를 받고 쓴 글이다.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노양은 학교 대표 과학 영재 어린이로 뽑혔던 경험을 소중하게 기억한다. 학교 대표가 되기까지 일등공신은 생과실 수업이었다. “과학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여기 와서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과학 시험은 거의 만점이죠.” 노양의 설명에 이어 어머니 민성자(39) 씨가 덧붙인다. “평범한 아이들과는 다른 과학 공부를 하게 해준 곳이에요. 부영이가 일상이 과학으로 보인다고 할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웃음)”
생과실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2004년부터 벌여온 과학 수업이다. 노양이 들은 ‘읍면동 프로그램’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재료비만 내고 각종 과학 실험을 하는 방식이다. 수강료는 없고, 한 달에 재료비만 1만원 수준. 저렴한 비용을 보고 강의 수준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민씨는 고개를 젓는다. “2005년 겨울에 동네에서 현수막을 봤어요. 그런데 수업 내용이 참 좋을 것 같더군요. 교과에 한정된 틀에 박힌 과학보다는 좀 다른 과학을 만나길 바랐거든요. 정말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말이죠. 과학에서 말하는 문제해결력이라는 것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응용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걸 가르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생과실 수업의 목적은 영재원 합격이나 과학 점수를 올리자는 게 아니다. 생활 속 과학 문제를 발견하고 잘 풀어보면서 실용적인 문제해결력을 길러주자는 것이다. “과학을 취미로 만나게 해주자는 거죠.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알아야, 문제가 뭔지를 알아야 그걸 잘 풀 수 있죠. 식초, 비누 등 우리가 일상에서 늘 쓰는 것들, 반드시 필요한 것들에서부터 문제를 발견하게 하는 겁니다.” 윤 강사의 설명이다. ‘생활 과학’이지만 사실 커리큘럼은 교과와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생활과 밀접한 과학 문제를 기초로 하되 지구과학, 생물, 화학 등 분야별 기초 과학을 단계별로 알려주자는 뜻에서 주별 교육 내용은 교과와 유기적으로 연결고리를 맺도록 짰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학생들의 보고서를 윤 강사가 검토하는 것으로 수업이 마무리된다. 때론 지적을 받을 때도 있다. “잘 봐. 초점을 맞춰서 본 게 뭐지? 볼록렌즈야. 오늘 수업에선 볼록렌즈의 특징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해. ‘볼록렌즈’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논리가 맞겠지?” 딸을 데리러 센터에 온 민씨는 “아이가 이 수업에서 손을 떼면 다시 참고서나 교과서에 한정된 과학을 만날 것 같다”고 말한다. “장점이요? 정말 많죠. 이렇게 한 사람 씩 지도를 해주시는 것도 물론 좋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실험을 하며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학교에선 이렇게 직접 해볼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사설업체는 돈이 정말 많이 들고요.” 글ㆍ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강사·학생 함께 문제 해결
교과 내용과 연결 교육도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서울 삼각산초등학교 3학년 노부영(11)양은 강북구 미아 1동에 있는 솔샘문화정보센터로 향한다. 센터 건물 2층에서 열리는 ‘생활과학교실’(이하 ‘생과실’)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노양이 수업을 들은 지는 3년이 다 돼간다. 윤영자(70·숭실대 명예교수) 강사와는 1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얼굴을 보면서 절친한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됐다. “사진관에서 사진기가 있는 방에 들어가 본 사람?” 1월13일, ‘간이사진기 만들기’ 수업에서 윤 강사가 질문으로 운을 뗀다. 교실이 술렁거린다. “봤어요! 어둡고, 거꾸로 보여요.” “나도 봤어. 사람이 뒤집히잖아.” 곧 윤 강사의 가방에서 도화지, 기름종이, 렌즈 등 실험 재료들이 나온다. 윤 강사가 다섯 단계로 된 실험을 각각 하나씩 설명하면 학생들은 여기에 따라 실험을 해본다. 생과실 수업은 이렇게 이뤄진다. 강사의 질문이나 설명이 중간중간 들어가고, 학생들은 대답을 하면서 직접 실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본다. “실선이랑 점선을 구분해서 접고 오려요.” ‘반짝이는 보석 나무(소금 만들기)’, ‘내가 만든 무지개’ 등 그동안 적은 실험 보고서를 보여주던 김하은(8·삼각산초교)양의 손도 바쁘게 움직인다. 사진기를 다 만든 남학생들은 렌즈 초점을 맞추면서 장난도 친다. “여기 보고 웃어봐. 나 사진작가야.” “선생님 이것도 가져왔어요.” 이날 노양은 실험보고서와 함께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종이엔 ‘과학 영재에 떨어진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 있다. 얼마 전, 윤 강사한테서 ‘성북교육청 영재교육원 2차 시험에 떨어진 이유를 생각해보고 짧은 글을 써보라’는 과제를 받고 쓴 글이다.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노양은 학교 대표 과학 영재 어린이로 뽑혔던 경험을 소중하게 기억한다. 학교 대표가 되기까지 일등공신은 생과실 수업이었다. “과학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여기 와서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과학 시험은 거의 만점이죠.” 노양의 설명에 이어 어머니 민성자(39) 씨가 덧붙인다. “평범한 아이들과는 다른 과학 공부를 하게 해준 곳이에요. 부영이가 일상이 과학으로 보인다고 할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웃음)”
생과실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2004년부터 벌여온 과학 수업이다. 노양이 들은 ‘읍면동 프로그램’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재료비만 내고 각종 과학 실험을 하는 방식이다. 수강료는 없고, 한 달에 재료비만 1만원 수준. 저렴한 비용을 보고 강의 수준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민씨는 고개를 젓는다. “2005년 겨울에 동네에서 현수막을 봤어요. 그런데 수업 내용이 참 좋을 것 같더군요. 교과에 한정된 틀에 박힌 과학보다는 좀 다른 과학을 만나길 바랐거든요. 정말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말이죠. 과학에서 말하는 문제해결력이라는 것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응용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걸 가르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생과실 수업의 목적은 영재원 합격이나 과학 점수를 올리자는 게 아니다. 생활 속 과학 문제를 발견하고 잘 풀어보면서 실용적인 문제해결력을 길러주자는 것이다. “과학을 취미로 만나게 해주자는 거죠.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알아야, 문제가 뭔지를 알아야 그걸 잘 풀 수 있죠. 식초, 비누 등 우리가 일상에서 늘 쓰는 것들, 반드시 필요한 것들에서부터 문제를 발견하게 하는 겁니다.” 윤 강사의 설명이다. ‘생활 과학’이지만 사실 커리큘럼은 교과와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생활과 밀접한 과학 문제를 기초로 하되 지구과학, 생물, 화학 등 분야별 기초 과학을 단계별로 알려주자는 뜻에서 주별 교육 내용은 교과와 유기적으로 연결고리를 맺도록 짰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학생들의 보고서를 윤 강사가 검토하는 것으로 수업이 마무리된다. 때론 지적을 받을 때도 있다. “잘 봐. 초점을 맞춰서 본 게 뭐지? 볼록렌즈야. 오늘 수업에선 볼록렌즈의 특징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해. ‘볼록렌즈’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논리가 맞겠지?” 딸을 데리러 센터에 온 민씨는 “아이가 이 수업에서 손을 떼면 다시 참고서나 교과서에 한정된 과학을 만날 것 같다”고 말한다. “장점이요? 정말 많죠. 이렇게 한 사람 씩 지도를 해주시는 것도 물론 좋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실험을 하며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학교에선 이렇게 직접 해볼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사설업체는 돈이 정말 많이 들고요.” 글ㆍ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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