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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유치원에서 7년 넘게 아이들 돌봐도 경력 인정 못 받아요”

등록 2018-06-01 10:20수정 2018-06-01 10:45

[학교에 일하러 가는 사람들] ⑧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

2012년 유아교육법 개정…유치원 종일제가 방과후 과정으로 변경
국공립 유치원 정규 수업은 임용 교사, 방과후 과정은 방과후 전담사가 맡아
2014년부터 교육감 직고용제…근무 시간·처우는 여전히 제각각
일부 교사 “학부모들과 대화 자체를 하지 말라” 지시하기도

학교는 단지 학습하는 공간을 넘어 아이들이 자라는 곳이다. 아이들을 먹이고, 학교에 남은 아이들을 돌보고, 여러 예술·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하고 혹시 마음이 다치지는 않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모두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지만 교사가 이 모든 것을 담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학교는 이들을 강사로, 돌봄전담사로, 상담사로, 영양사로, 조리원으로 다루고 세상은 이들을 ‘아줌마’로 부르기도 한다. 학생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보람과 학교라는 시스템 속에서 받는 차별 사이에 이들의 삶이 놓여 있다.

<학교에 일하러 가는 사람들>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의 실제와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주려 현장 취재 내용에 문학적 요소를 가미했다. <한겨레>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의 기획으로 이철 작가가 본 학교 현장을 매주 한 차례씩 모두 10회에 걸쳐 싣는다.

기역은 감자, 니은은 나비, 디귿은 다리….

점심을 먹은 아이들이 퍼즐 교구를 활용해 놀이하듯 한글을 배운다. 36명 원아 중 26명의 아이가 남아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30분간 한글 공부가 끝나면 자유놀이 시간이다. 쌓기 영역에 모인 아이들이 진지하다. 자기 주변을 블록으로 둘러싸고는 그것이 자동차라고 뿌듯해하는 아이, 블록을 높이 올려 로켓을 만들고는 우주를 꿈꾸는 중인 아이, 저마다 블록을 쌓아 제 상상을 현실 세계로 끌어낸다.

유치원 방과후 놀이시간에 한 전담사가 아이들과 함께 클레이(왼쪽)와 음률 놀이를 즐기고 있다.
유치원 방과후 놀이시간에 한 전담사가 아이들과 함께 클레이(왼쪽)와 음률 놀이를 즐기고 있다.
역할 영역에 모인 아이들은 바쁘다. 드레스를 입고 공주가 된 아이는 손끝에서 만들어진 얼음으로 제 성을 만드는 중이다. 소방관이 된 아이는 화재 현장 한가운데서 화마와 싸우고 있고, 가수가 된 아이는 자기 춤을 완성하느라 진지하다. 언어 영역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아이도 있다. 아는 글자가 몇 개 없지만 그림으로 읽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수 영역에선 몇몇 아이가 퍼즐을 맞추고 있고, 미술 영역에 모인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에 한창이다.

제 놀이를 찾지 못한 아이도 있다. 엄마, 아빠의 아침 출근길에 유치원으로 왔으니 지칠 때가 됐다. 엄마가 언제 오냐며 훌쩍이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오려면 한참을 더 있어야 한다.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늦은 저녁까지 유치원에 남아 있어야 하는 아이가 많다.

“두 세 시쯤 되면 아이들도 지쳐요.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나요. 가서 보면 울고 있고…. 엄마 보고 싶어요, 그럼 하나씩 둘씩 울기 시작하거든요. 한 명씩 안아줘요. 그럼 아이도 안정을 찾죠.”

‘푸른숲 친구들, 선생님이 클레이를 준비했어요.’ 심윤경씨가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클레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료다. ‘선생님, 오늘은 뭘 만들어요?’ 아이들의 눈빛에 기대가 가득하다. ‘연필꽂이를 만들 거예요. 만들기 어려울까요?’, 아이들이 저마다 외친다. ‘쉬워요’, ‘누워서 떡 먹기예요’, ‘식은 죽 먹기!’.

윤경씨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일하는 방과후 전담사다.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정규 수업은 오전 중에 끝난다. 점심을 먹고 난 이후에는 방과후 과정을 운영한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 등 늦은 시간까지 기관의 돌봄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 마련된 과정이다. 정규 수업은 임용 시험을 거친 교사가 맡고, 방과후 과정은 주로 방과후 전담사가 맡는다. 방과후 전담사는 대부분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해 2급 정교사 자격을 갖추고 있다.

“저희 역할이 커져야 할 필요가 있어요. 사회가 변했잖아요. 엄마, 아빠가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맞벌이라는 게 더 많아지면 많아졌지 줄어들진 않을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일에 국가가 더 관심을 두어야 하는 거죠.”

“유치원이 12시까지 아이를 돌보던 게 90년대 중반까지일 거예요. 2000년대 들어서서는 유치원에서 점심을 먹이기 시작했어요. 아이들 점심 먹일 때 도울 사람이 필요하니까 저희를 고용하기 시작한 거죠. 그땐 근무 시간도 짧고, 보조의 이미지도 강했어요. 우리가 수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일이 늘지도 않았고요.”

경기도에 있는 한 공립 단설유치원의 모습이다.
경기도에 있는 한 공립 단설유치원의 모습이다.
장연숙씨는 공립 유치원에서 일하는 방과후 전담사다. 2004년부터 공립 유치원에서 일했다. 처음엔 유치원 종일제 보조원으로 불렸다. 종일제를 운영하는 국공립 유치원이 늘던 시기였다. 사립 유치원은 맞벌이 부부 등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해 이전부터 종일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립 유치원을 이용하려면 경제적 부담이 컸다.

1995년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유치원은 종일제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간 취학 전 아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내용과 범위는 크게 달라졌다. 국공립 유치원에서 처음 종일제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맞벌이 부부의 필요 때문이었다. 이들은 아이를 돌봐줄 기관이 절실했다. 당시만 해도 유치원 종일제는 부모의 퇴근 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일에 충실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영유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투자가 국가 책임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유아의 보육과 교육을 공공의 일로 여기는 분위기는 국제적 흐름이기도 했다. 세상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양극화로 심각한 불평등 현상에 놓여 있었고,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졌다.

2012년도에 유아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유치원 종일제는 방과후 과정으로 이름이 바뀐다. 2012년은 ’만 5세 공통과정’, 즉 ‘누리과정’이 시행된 해이기도 하다. 누리과정은 취학 전 아동의 보육과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구체화한 정책이면서, 보육과 교육을 통합한 교육과정을 뜻했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이 담당하던 보육 기능과 유치원이 제공하던 교육의 기능을 통합했다. 그래서 유치원 종일제가 방과후 과정으로 바뀐 것은 단순히 명칭만 바뀐 것에 그치지 않았다. 보육과 교육의 통합은, 교육이 곧 아이를 돌보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었고, 방과후 과정은 ‘정규 교과 과정을 심화하고 확장’하는 교육 과정이 됐다.

“제가 유치원에서 일한 지 15년째예요. 처음에는 아이들 점심 먹이고, 하원을 돕는 일을 했어요. 그때는 제가 정교사 자격증이 있다고 유치원에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오후 두 시 반까지만 있다가 보내세요, 그리고 나중에는 오후 간식까지 먹여서 보내세요, 그러면서 하나씩 맡기던 게 지금은 방과후 과정이라는 걸 통째로 넘겨받게 됐어요. 이제는 부모 퇴근 시간 맞춰서 여섯 시, 일곱 시까지 일해요.”

연숙씨가 공립 유치원에서 일한 15년 동안 유치원 종일제는 방과후 과정으로 개편되고 기능 또한 크게 달라졌다. 연숙씨는 아이를 돌보는 일을 보조하는 역할로 취업했지만, 이제는 방과후 과정을 맡아 아이 교육하는 일을 하게 됐다. 하지만 연숙씨의 처우는 15년 전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컴퓨터가 없는 책상에서 한 방과후 전담사가 행정 업무를 보고 있다.
컴퓨터가 없는 책상에서 한 방과후 전담사가 행정 업무를 보고 있다.

“저는 12시에 출근해요. 출근하자마자 아이들 급식을 도와요. 그리고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방과후 전담사는 개인 컴퓨터조차 없다 보니 공용 컴퓨터를 돌아가면서 써요. 30분씩 돌아가면서. 1시 반부터 오후 활동이 시작되는데, 어제는 색종이로 장미를 접었어요. 요즘이 장미가 한창 필 때잖아요. 봄이라는 주제에 맞춰서 봄에 피는 꽃들을 살펴보고, 그중에 장미에 관해서 얘길 해요. 실제 영상도 보여주고요. 그러고 나서 장미 접는 법을 알려줘요.”

류청수씨는 방과후 전담사 7년 차다. 청수씨는 오후 활동에 앞서 계획된 일과를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남은 일과가 아이 머릿속에 그려지면 아이는 불안해하지 않고 안정을 찾는다. 장미 접기처럼 아이들의 집중도가 올라가는 수업 뒤엔 바깥 놀이처럼 아이들의 기분을 풀어주는 활동을 연결한다. 이런 날이면 아이들은 교정 울타리에 핀 장미를 보곤 아는 체를 하기도 한다.

정규 교사는 오전에 교과를 운영하고 점심시간에는 급식 지도를 한다. 이후 4시 반 퇴근 전까지 행정 업무를 돌보고 수업을 준비한다. 방과후 전담사는 아이들 점심 시간 전후로 출근을 해서 하원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4시간부터 8시간까지 근무 시간은 제각각이다. 학교장이 채용하던 시절 학교 사정과 필요에 따라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2014년도부터 교육감 직고용제로 바뀌었지만 근무 시간과 처우는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채 제각각이다.

“보조원으로 취업을 했으니까 정규교사 쫓아다니면서 돕는 일을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방과후를 맡으라는 거예요. 수업을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했죠. 그렇게 1, 2년 지나니까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일이 경력으로 인정이 안 되거든요. 방과후 과정은 유아교육법에 근거가 마련돼 있어요. 그런데 방과후 과정을 맡은 우리의 지위는 법에 없어요. 교사나 외부 강사에 관한 것만 있지 우리는 없어요. 법적으로 우리는 없는 사람들인 거죠.”

방과후 과정은 수익자 부담이라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학부모에게 받은 비용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투명하게 알리는 일은 중요하지만, 전담사의 임금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건 문제다. 누구나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다. 하지만 자신의 임금이 비용의 일부로 취급되어 학부모들에게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로 그치지 않는다.

“필요한 물품을 말씀드리면 우리 인건비로 다 나가 사줄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원감 선생님도 계세요. 떳떳하게 일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그렇게 말해요. 또 우리 임금이 다 공개돼 있는 셈이어서 어떤 학부모는 임금 수준으로 우리의 지위를 판단하시기도 해요.”

임용 시험을 통과한 사람의 자격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자격에 차이가 있다고 여기는 건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 차이가 차별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는 건 불합리한 일이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걸 가르치고, 민주주의 기본 원리가 인간 개개인의 동등한 눈높이에서 시작된다는 걸 배우는 학교에서, 자격의 차이가 차별의 바탕이 되는 일이 빈번하다.

“아예 대화를 못 하게 하시는 분도 계세요. 안녕하세요, 이 말 외에는 못하게 하는. 나이가 좀 있으시거나 부장급 올라가시는 분 중에 그렇게 지시하는 분들이 좀 계세요.”

상담은 교사의 고유 업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가 현관에 나와서 신발을 신는 순간 부모는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지냈는지 묻고 싶다. 교사는 4시 반에 모두 퇴근을 했으니 아이를 돌본 사람 중 유치원에 남은 어른은 방과후 전담사뿐이다.

“학부모님이 물으시면 오전 선생님하고 통화해 보세요, 그랬어요. 제가 얼마나 매정한 사람으로 보였겠어요. 나 그런 사람 아닌데.”

노조가 만들어지고 교육청에 차별을 시정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한 결과 예전보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방과후 전담사에게 ‘학부모들과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일부 교사가 있다고 한다. 담당 교사 외의 학교 관계자가 아이의 일에 말을 보태는 건 학교와 학부모 간에 오해와 불신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조심해야 할 일이지만 ‘대화 자체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당신은 학부모와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 상대방의 인격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에서 비롯된 말이다.

“취업했던 이유가 그런 거였어요. 공공기관이고 학교니까 나에게 절대 불합리한 대우나 부당한 처우를 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가 컸어요. 그리고 2013년도에 처음 들어간 학교가 정말 좋았어요. 2년 정도 있었는데, 교사분들도 인간적으로 저를 동등하게 대우해 주셨고, 굉장히 좋았어요.”

심윤경씨는 학교를 옮기면서부터 자신이 합리적인 대우를 받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한 달 만근을 한 뒤 손에 쥔 월급이 78만 원이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6시간 근무자이기는 하지만, ‘매일 단정하게 옷을 갖춰 입’고 출근했다.

“그때는 주는 대로 받았어요. 주차가 발생하는지, 월차가 생기는지 그런 걸 몰랐죠. 정근 수당이니, 자격 수당이니 그런 것도 몰랐고요. 그리고 무기계약직이 아니었던 시절엔 학교를 옮기면 이전 학교와 계약이 끝나는 거였거든요. 그럼 퇴직금을 받아야 하는데 저는 퇴직금도 10년 정도를 못 받았던 거예요.”

유치원 방과후 놀이시간에 한 전담사가 인형극 수업(왼쪽)과 글자 카드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유치원 방과후 놀이시간에 한 전담사가 인형극 수업(왼쪽)과 글자 카드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장연숙씨는 이런 사실을 노조에 가입하게 되면서 알게 됐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퇴직금을 신청할 수 있는 3년 기한을 넘긴 때였다. 연숙씨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뒤늦게 퇴직금을 산정 받은 전담사도 있었다. 6백만 원이 넘는 돈이었다.

연가를 쓰기 어려운 상황도 답답하다. 경기도교육청은 ‘행복한 울타리’라는 이름으로 방학 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거점이 되는 단설 유치원으로 인근 지역 유치원 아이들이 모인다. 방학 중에는 방과후 전담사가 온전히 아이들을 맡는다. 여러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모이니 아이들은 새 학기처럼 새로운 아이들과 처음인 공간에 적응해야 한다. 방과후 전담사 또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다독이느라 힘에 겹다. 새 학기를 준비할 시간 따위는 없다. 대체할 인력은 마땅치 않으니 연가를 사용하는 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저는 오늘 중점 활동으로 명화 감상을 했어요.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을 아이들과 같이 봤는데, 그게 한 남자가 아이를 태운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그림이잖아요. 그림을 보여줄 때마다 어떤 그림인 거 같냐고 물어봐요. 오늘 어떤 애는 저거 소도둑 같다고. 아이들의 반응은 정말 날 것 그대로예요.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애들이 답하고 나면 그림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중섭 작가가 아들한테 보내는 편지도 보여줬어요. 일본어로 쓴 건데 아이들이 무슨 글자예요? 물어보죠. 근데 한 아이가 이거 일본어인가 봐요, 하더라고요.”

하정심씨는 5년 차 방과후 전담사다. 그는 방과후 전담사에게 연수의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일은 일상화됐고,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는 줄어들었다. 사회가 변하면 아이들의 심성 구조도 변하는 법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아이의 요구도 바뀌었다.

“전 동산으로 뛰어다녔지만 지금 아이들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어요. 그래서 현장 선생님들이 가장 원하시는 연수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이에요. 아이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싶고, 아이한테 좀 더 따뜻한 말로 위로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세요.”

교육부와 지역교육청이 유치원 방과후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지만, 정작 유치원 방과후 과정은 수익자가 부담한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방과후 과정을 담당하는 인력에 대한 교육 기관의 투자는 찾기 어렵다. 시대의 변화와 사회적 필요에 따라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겠다는 말은 많다. 하지만 그것을 떠받칠 인력을 고려하는 정책은 찾기 어렵다. 유치원 방과후 과정도 마찬가지 경우였다.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고 아이들을 저녁까지 돌보는 일을, 확대된 교육으로, 유아에 대한 국가의 투자로 언급했지만, 교육 현장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대우를 받고 일을 할지 사회는, 또 정부는 고민하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20여 년간 학교의 기능은 확장됐다. 학교가 다양한 역할을 책임지게 되면서 학교엔 새로운 역할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마다 임시변통으로 사람을 쓰는 일이 반복됐다. 그들이 역할에 따른 부당한 대우를 문제 삼으면 학교는 매번 임용 시험을 기준으로 한 자격의 차이를 들어 무마했다. 학교는 합리적인 언어를 가르치는 곳이라지만,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거기서 어떤 대우를 받고, 어떤 처우에서 일하는지 살펴보면 학교가 얼마나 불합리한 언어와 친밀한지 알게 된다.

이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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