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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다리 잡고 삐약삐약

등록 2008-04-23 22:41수정 2008-04-24 13:49

와인 다리 잡고 삐약삐약.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와인 다리 잡고 삐약삐약.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매거진 Esc]요리 냠냠사전
와인예절〔명사〕와인 애호가로 자처하는 한국인들이 금과옥조로 암송하는 예절. 여러 가지가 있지만, ‘와인을 마실 때는 반드시 스템(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마셔야 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이유는 볼(몸통 부분)을 잡으면 체온으로 와인 온도가 변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 예시 이미지 : 이제 두 장의 사진을 보자. 왼쪽 사진은 지난 16일 저녁 미국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 등 각료들과 수행한 기업인들이 숙소인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와인잔을 들고 건배하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같은 날 점심 뉴욕의 한 호텔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에게 건배를 제의하는 모습이다.

두 장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대통령 등 한국인들은 죄다 와인잔의 다리를 잡은 반면, 오른쪽 사진의 미국 경제계 인사들은 ‘무식하게’ 와인잔의 몸통을 잡고 있다. 이들은 교황의 미국 방문만 크게 알리고 이 대통령의 방미는 손톱만큼 보도한 미국 언론처럼, 이 대통령과 한국 순방단을 우습게 보고 예절을 까먹은 것일까?(혹은 미국 기업인들이 정말 교양 없는 사람들일지도?)

그보다는 와인잔은 무조건 스템을 잡아야 하는 줄 아는 건 한국인들의 착각이라는 박찬일 요리사의 지적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와인 ‘종주국’ 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와인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꼭 다리를 잡아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며 “(와인) 종주국 사람들, 그중에서도 와인 업계 관계자들마저 하지 않는 습관을 우리는 애써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식을 공부하는 서양인이 ‘소주잔은 반드시 엄지와 중지로 잡아야 한다’는 한국인도 모르는 엉뚱한 예절을 고집하는 것과 똑같다. 와인, 편하게 마시자.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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