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사용된 급조폭발물(IED)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서 윤장호 병장을 숨지게 한 급조 폭발물(IED)은 미군의 전쟁 승리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에 계속 발목을 묶도록 하는 저항세력의 단골 무기다. 지금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미군 3416명 가운데 80%에 가까운 미군이 이 급조 폭발물의 폭발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통계를 보더라도 2004년에 5607회의 급조 폭발물 공격이 있었으나, 2005년에는 1만953회로 급증했다. 이들 폭발물은 대부분 전차포·곡사포·박격포 포탄이나 강력 폭약을 사용한다. 그 때문에 폭발력이 강력한데다 예측 불허의 시기에 터져 지금까지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군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번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서는 저항세력이 자신의 몸에 폭발물을 안고서 달려들어 터뜨린 경우여서 초보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저항세력들은 자원자들을 1~2개월 교육한 뒤 자살 공격을 감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저항세력들은 폭약을 동물 주검에 감추거나, 시멘트를 발라 콘크리트 더미로 위장시키기도 한다. 그동안 이라크와 아프간에 등장한 급조 폭발물은 다양한 형태에다 기술적인 진전을 보인 것으로 미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급조 폭발물은 창고 손잡이에 줄로 폭발물의 신관을 연결한 형태에서부터 무선전화기를 사용해 폭발시키는 형태까지 등장했다. 저항세력들은 미군의 손발을 노리는 급조 폭발물을 소형부터 탱크를 노리는 대형까지 등장시켰다. 미군은 2004년에 이 급조 폭발물 대책으로 1억5천만달러를 사용했지만, 2005년에는 무려 33억달러를 지출했다. 미군이 무선을 사용한 급조 폭발물을 막고자 무선교란 장치를 사용하면, 저항세력은 이를 뛰어넘어 적외선 빔을 사용했다. 군 관계자는 “이라크전에서 이라크군이 보유하던 폭약을 미군이 회수하지 못했다”며 “이런 폭발물들이 아직 널리 퍼져 있어서 이라크 아프간 지역은 전역이 전장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성걸 기자 s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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