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가는 길. 무령왕릉은 웅진백제 왕가의 무덤인 공주 송산리 고분군 가운데 하나로 백제 제25대 임금인 무령왕과 왕비가 합장돼 있다.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 무령왕릉을 찾아서
백제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아들인 온조가 남쪽으로 내려와 나라를 세운 뒤 약 500년을 풍요로운 한강 유역을 발판 삼아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5세기에 접어들어 고구려가 전성기를 누리고 영토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남진정책을 펴면서 고구려와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게 된다. 결국 장수왕 때인 서기 475년에는 한강 유역에 있던 백제의 도성이 함락되고 개로왕은 포로로 잡혀서 처형되고 만다.
개로왕의 뒤를 이은 백제의 문주왕이 한강 유역을 버리고 남쪽으로 내려가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도성을 옮김으로써 백제의 웅진시대가 열린다. 웅진에 자리 잡은 백제는 금강 인근의 산을 이용하여 흙으로 공산성을 쌓았다. 공산성은 북쪽에 금강과 접하고 있는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한 천연의 요새로,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는 산성이다.
공산성 인근의 송산리고분군에서는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고분벽화와 무령왕릉이 발굴됐다. 고분들 가운데는 돌로 쌓은 고구려식의 석실분과 벽돌로 만든 전실분이 함께 발굴돼 고분양식에서 고구려의 영향을 받고 있다가 점차 백제 고유의 무덤양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령왕릉은 도굴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발굴됐는데, 고분 내부는 터널형 천장으로 축조됐으며 벽은 모두 연화문이 새겨진 벽돌로 정연하게 쌓여 있다. 발굴된 2906점의 유물은 백제 시대의 사회상과 문화상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국립공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무령왕릉 입구에는 무령왕릉 모형전시관이 설치돼 있어 무령왕릉의 내부 구조는 물론 왕릉의 축조 방법, 왕릉 축조에 담겨진 과학적 원리 등을 상세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
웅진에 도읍을 정한지 64년 뒤인 서기 538년에 백제의 성왕이 지금의 부여인 사비성으로 도성을 옮긴다. 사비시대의 백제는 부소산 남쪽에 왕궁을 마련하고 외곽에 나성을 쌓아 본격적인 도성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었는데 지금의 부소산성이 그것이다. 부소산성 성내에는 백제시대의 움집터와 사자루, 고란사, 낙화암, 군창지 등 백제의 유적들이 남아있다. 부소산성 인근에 있는 정림사지오층석탑은 목조건물의 형식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세련되고 정제된 조형미를 갖춘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익산미륵사지석탑과 함께 2기만 남아있는 백제시대의 석탑으로 우리나라 석탑의 시조로 여겨지는 귀중한 문화재다.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찬란한 백제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제금동대향로와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을 반드시 살펴보고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백제 문화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백제가 일본에 선진 문화를 전파해 일본의 문화발전에 기여한 자료들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백제와 일본과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탑쌓기, 탁본뜨기, 백제의상 입어보기, 승경도놀이 등 다양한 체험활동 공간이 설치돼 있으므로 잘 활용해 보자.
글·사진 김정주/체험학습연구소 모든학교(schollall.com)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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