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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한옥서 살면 안돼요?

등록 2006-12-17 18:41수정 2006-12-19 15:19

남산 한옥마을 안에 있는 정원 연못. 네모난 연못 가운데 동그랗고 조그만 섬이 있다.
남산 한옥마을 안에 있는 정원 연못. 네모난 연못 가운데 동그랗고 조그만 섬이 있다.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 남산 한옥마을을 찾아서

요즘 도시 아이들은 아파트가 아니면 집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보이는 곳마다 아파트 천지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아파트가 가진 단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게 당연한 주택양식인 것처럼 생각한다. 내 아이도 마찬가지. 그래서 날을 잡아 남산으로 갔다. 한옥마을로.

한옥 미리 알아보기

한옥은 조선시대 조상들이 살던 공간. 당시엔 유교가 중요했는데 한옥도 유교 정신이 바탕이 된다. 집터를 잡을 때 조상을 받들기 위한 사당 자리를 맨 먼저 정할 정도로 조상숭배 정신이 큰 영향을 끼쳤다. 또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와 남자들의 공간인 사랑채가 따로 있는 것은 남녀유별을 보여주는 것이고, 장유유서 정신에 따라 한옥 안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아버지와 아들의 공간이 따로 정해졌다.

남산 한옥마을엔 다섯 채의 한옥이 있다. 서울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한옥들을 옮겨다 지은 것들이다.

전통 한옥 구경하기

우선 오른쪽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한옥으로 향했다. 조선 말기에 오위장(임금을 지키는 군대의 대장)을 지냈던 김춘영의 집이다.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솟을대문. 양반가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높게 만들었다고 설명하니, 아이가 “허세 부렸네”라고 말한다. 대문을 지나니 사랑채와 안채가 마주한다. 안채 구조는 ‘ㄷ’자 모양. 사랑채는 ‘一’자 모양으로 돼 있다.


안채에는 어머니방, 며느리방, 부엌, 광, 찬방이 있다. 가마솥이 걸려있는 부엌과 여러 가지 반찬들과 음식 재료들을 보관하는 찬방이 신기한가 보다. 광주리, 체, 조리, 채솔, 절구, 뒤주 등 이것저것 만져보느라 정신 없다. 사랑채로 들어서니 아버지방, 아들방이 있다. 안채와 사랑채의 중간에 하인방이 있다.

디딜방아를 지나 모퉁이를 도니 박영효 가옥이 보였다. 구조는 거의 비슷한데, 몇 가지 다른 게 보였다. 우선 안채와 사랑채가 완전히 떨어져 있다. 둘 사이엔 내외담이라는 담이 있고 일각문을 통해서 드나들 수 있게 돼 있다. 꽃이나 작은 나무, 풀 등으로 꾸민 계단식 정원인 화계가 있는 것도 특징. 안채 뒤편에 별채라는 불리는 곳이 있다. 별채는 시집 안 간 딸들이 머물면서 살림을 익히는 곳.

우리 가족이 살 한옥 그려 보기

한옥을 둘러 보고 나면 아이들은 대체로 왜 요즘 사람들은 아파트에 사는지 물어본다. 이 때는 한옥과 아파트의 차이점을 비교해 가면 얘기를 해주면 좋다. 특히 한옥은 기본적으로 자연친화적이라는 점을 설명해 준다. 자연 재료인 나무와 흙, 돌을 있는 그대로 사용해서 우리 몸에 좋고, 난방이나 냉방을 안 해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나무 기둥을 끼워맞추는 뛰어난 건축 기술로 수명도 요즘 집보다 훨씬 길다. 반면 아파트는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몸에 좋지 않은 성분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해준다.

체험 학습으로는 도화지에 자신이 살고 싶은 한옥을 그려보게 하는 걸 추천한다. 한옥마을에서 본 것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다 보면 봤던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또 한옥의 장점을 잘 알게 된다. 내 아이도 저녁 내내 낑낑거리며 한옥 한 채를 도화지에 완성했다. 다 그리고 나더니 이런다. “그런데, 우리 진짜 이런 집 지어서 살면 안돼?”

글·사진 윤현주/나들이 칼럼니스트 whyrun@naver.com

*남산골 한옥마을(hanokmaeul.org) 안내

위치: 서울시 중구 필동2가 84-1 일대

관람 시간:오전 9시~오후 6시(3월), 오후 7시(4·5·9·10월), 오후 8시(6~8월), 오후 5시(11~2월). 매주 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전화: 02-2266-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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