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살갗에 소름 돋아나고 표정 잃고 누웠네 울며불며 빼앗아온 입자들 하나씩 돌려주고 입이 열려 진균이 혀를 먹고 내장을 소화하고 벌어진 컴컴한 공간 거미가 바람에 실을 날리고 차원을 이어 붙여 집을 짓네 초라한 은하들이 피었다 지고 그대 잃고 내 마음도 누웠네 제 몸의 독 펄펄 끓어 신열에 들뜬 길고 긴 ...
“왜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왜 목을 축여줄 한 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그놈의 문턱과 싸워야 합니까. 또 왜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지나는 행인의 허리춤을 붙잡고 도움을 호소해야만 합니까.” 김순석(1952~1984)이 남기고 떠난 말에서 ‘주어’를 빼봤습니다. 그 자리에 ‘나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