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소설들을 읽다보면 모를 말들이 꽤 나오는데도 그냥 큰 줄거리를 따라 어림으로 읽고 지나친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가이방하다’(비슷하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전북 방언 화자인 필자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깝치다’가 나와서 ‘까불다’가 아닐까 생각했더니 ‘재촉하다’는 뜻이다. ...
어느 대학교수가 “재수 없는 놈은 엎어져도 코 깨진다더니” 하며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엎어지면 아무리 재수 있는 놈이라도 코가 깨지기 쉽다. 이분은 “재수 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 깨진다” 하는 속담을 잘못 끌어 썼다. 어찌 이분뿐이랴! 아무래도 요즘 젊은 사람의 열에 예닐곱은 ‘엎어지다’와 ‘자빠지...
인류 문화의 값진 유산인 언어가 사라져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언어학자들은 세계 6천여 언어 중 일천 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쓰는 언어가 23%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언어는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북아메리카에는 165가지 토박이말이 쓰이는데, 그 중에 74가지는 몇몇 노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