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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무턱대고 외우기 앞서 ‘큰 그림’ 다잡아 봐요

등록 2007-01-21 18:04

신을진/한국싸이버대 교수
신을진/한국싸이버대 교수
학습 클리닉 /

정희는 “외우는 건 영 재미도 없고 소질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차라리 수학 같은 과목은 좀 어렵기는 하지만 일단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문제 풀 때 답이 딱 나오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데, 사회나 국사 같은 과목들은 분량이 많고 결국 다 외워야 하기 때문에 너무 지겹다는 것이다.

“그냥 좀 외우다가 안 외워지면 연습장에 써 봐요. 팔은 좀 아프지만 안 쓰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여러 번 쓰다보면 좀 외워져요.” 외울 때 정희가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그냥 눈으로 훑어보는 것보다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외워야 되는 양이 많아지면 이 방법의 효과는 상당히 떨어진다. 더군다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암기과목의 문제도 맥락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이 방법은 자칫 맥락과 동떨어진 낱개의 지식만 기억시킬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암기과목의 공부방법도 그 필요에 맞게 바꿔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많은 분량의 내용을 묶고, 그 체계를 잡아보는 ‘조직화 전략’은 정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리라 생각됐다. ‘조직화 전략’의 첫발은 책을 읽기 전에 목차를 살펴보고 그 순서를 염두에 두며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공부하면서 키워드를 뽑아보는 것, 내용과 내용을 연결지어 보는 것, 그리고 번호를 매기거나 내용의 흐름을 화살표로 표시해 두는 것 등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서를 보면 이런 원칙에 맞게 잘 정리된 책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 이런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덜 세련된 결과물이 나왔다 하더라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 내용들은 자신의 지식으로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그림의 많은 떡보다 손에 쥔 떡 한 조각이 더 실속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런 작업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외우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전체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시간은 절약된다.

정희와 함께 국사책을 펴고 적용을 한번 해봤다. 먼저, ‘신석기 시대의 생활’이라는 소제목의 내용을 선택하고 읽으면서, 문단별로 ‘토기’, ‘유물’, ‘집’, ‘먹거리’ 등의 키워드를 뽑아봤다. 물론 세부적으로 외울 내용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내용들을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그것에 가지를 붙여가는 방식으로 기억했다. ‘석기 시대의 생활은 토기, 유물, 집, 먹거리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지. 토기는 …, 유물은 ….’ 글을 읽고 공부하는 과정은 같다. 다만 내용의 체계를 스스로 한번 잡아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두면 공부한 내용을 기억해 낼 때도, 세부 내용들이 낱개로 흩어지지 않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함께 연상이 되는 효과도 있다. 친구랑 재미있게 놀았던 장소를 떠올리면 같이 갔던 사람들 얼굴, 분위기, 그 때 먹었던 음식도 생각이 나듯이 말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낱개의 지식도 같이 엮어 줘야, 필요할 때 적절히 꺼낼 쓸 수 있다.

신을진/한국싸이버대학교 상담학부 교수 ejshin8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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