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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비율, 한국이 중국보다 높다?

등록 2007-04-12 15:08수정 2007-04-12 15:36

한승동의 동서횡단 /

중국과학평가연구센터라는 데서 지난 주에 ‘세계 일류대학 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는데, 중국 최고라는 베이징대는 192위, 칭와대는 196위였다고 한다. 좋지않은 성적이지만, 그래도 지난해 순위보다는 각각 61위, 68위씩 올라갔다고 한다. 세계500대 대학에 든 중국의 대학은 18개교로, 지난해보다 10개교나 늘었다.

세계 톱10대학에는 하버드대와 텍사스대, 워싱턴대 등 미국대학이 9개, 나머지 하나는 일본 도쿄대다. 학과별로는 중국대학이 수위를 차지한 곳도 있다. 재료과학 분야 1위는 중국과학원이고 칭와대가 19위, 중국과학기술대가 38위다. 물리학은 중국과학원이 5위로, 1위부터 4위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러시아과학원, 도쿄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순이었다. 컴퓨터과학 분야에선 칭와대가 28위였고 톱3은 미국 AT&T벨연구소, 스탠포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 순이었으며, 공학분야에선 칭와대가 31위였고 수위대학들은 모두 미국대학이었다. 중국 청소년들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수학 역시 1위는 하버드대고 중국과학원은 22위, 베이징대 91위, 후단대 149위로 한참 뒤처졌다.

한국 대학들도 궁금하지만, 이전의 여러 국제기관 조사결과들을 보건대 이 조사에서도 중국보다 나을 게 없을 것 같다. 적어도 비교주목대상이 되는 상위 순위에선 자취도 없다.

최근 중국 관련 보도내용들 중에 한국과 비슷한 또 하나의 ‘증세’는 중국인의 임신·출산력이 우려할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 항주에서 열린 제1회 ‘중화의학회생식의학협회·중국동물학회생식생물학회분회연합 연차총회’라는 긴 이름의 모임에서 발표한 바로는, 중국인 부부의 7~10%가 불임증세를 보이고 있고 그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 남성 정액 1밀리그램 중에 들어 있는 정자수는 30~40년 전에는 1억 마리 전후였으나 지금은 2000만~4000만으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화학비료, 살충제 등의 유해물질, 가게 인테리어 재료, 동물성장촉진 사료, 땅과 물의 오염, 그리고 스트레스나 비만, 마약, 술, 담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역시 우리와 다를 게 없다.

국내총생산(GDP) 등의 경제지표들로 사람이나 국가의 질을 선·후진으로 나누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고, 평가방법이나 기준 자체도 전적으로 신뢰할 순 없지만, 참고로 삼을 순 있다. 이런 지표들 중에 중국이 한국보다 확실히 나은 것이 있는데, 사회의 빈부격차 곧 양극화 정도를 짐작하게 하는 ‘빈곤선 이하 인구’ 비율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인터넷 사이트의 ‘월드 팩트북’에는 중국의 빈곤선 이하 인구비율을 10%(2004년)로 명기해놓고 있는데, 한국은 15%(2003년)로 돼 있다. 중국의 격심한 지역간 및 도·농간 격차, 광범한 농촌·도시 빈민층 등을 떠올리면 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나라 수치들을 보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중남미의 멕시코가 40%에 이르고 칠레가 18.2%(2005년)인데 비해 일본, 이탈리아, 그리고 그리스까지 웬만큼 사는 나라들은 아예 없거나 미확인이다. 놀랍게도 우리 이웃인 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10%(2004년)이고 말레이시아는 5.1%(2002년)밖에 되지 않는다.

구매력 지수(ppp) 기준 지난해 중국의 연간 GDP는 10조달러고, 한국은 약 1조2000억달러다. 1인당 GDP는 중국이 7600달러, 한국은 2만4200달러다. 한국의 이 수치는 절대 나쁜 성적이 아니지만, 빈곤선 이하 인구 비율이 15%에 이른다면, 중국보다 형편없다면, 그리고 CIA의 통계수치가 믿을 수 있는 것이라면, 한국은 결코 좋은 나라가 못된다. 게다가 추세로 볼 때 2007년인 현재, 그리고 신자유주의 천국 미국과의 FTA가 작동되기 시작한 이후의 사정이 개선 쪽으로 갈 것 같진 않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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