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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탈주범 이낙성 1년7개월만에 검거

등록 2006-10-31 16:04수정 2006-10-31 21:39

1년 7개월여만인 31일 오후 경찰에 검거된 이낙성(42)씨. 이씨는 지난해 4월6일 치질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탈주했다. 2006.10.31 (서울=연합뉴스)
1년 7개월여만인 31일 오후 경찰에 검거된 이낙성(42)씨. 이씨는 지난해 4월6일 치질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탈주했다. 2006.10.31 (서울=연합뉴스)
성수동 영동병원 인근서…"도피생활 힘들어 자수하려 했다"
신촌 등 중국음식점 주방서 일하며 도피생활 경찰 30개팀 166명 전담반…"눈감고 수사했나"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청송 제3교도소(구 청송감호소)에 수감돼 있다 탈주한 이낙성(42)씨가 도피 생활 1년6개월 24일만인 31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검거됐다.

이씨는 탈주 후 서울로 올라와 중국음식점 종업원으로 취업해 도피 생활을 하면서 수사망을 피해오다 이날 오후 3시10분께 성동구 성수2가 3동 영동병원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씨를 상대로 탈주 후 행적 등 기초 조사를 벌인 뒤 이날 밤 수배관서인 경북 안동경찰서로 신병을 넘겼다.

◇ 검거 경위 = 경찰에 따르면 중국음식점 종업원 등 주로 일용직으로 일해온 이씨는 이날 치료를 받으러 영동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이날 새벽 신촌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숙소인 성수동 여관으로 돌아가다 2층 계단에서 굴러 앞니 2개가 빠지고 턱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진료접수 과정에서 `장상철'이란 가명을 내세웠다가 병원 직원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자 "머리를 다쳐 기억이 잘 안난다"며 둘러댔고 결국 "내가 감호소에서 나온 이낙성이다. 경찰이 잘 알 거다"며 스스로 신원을 밝힌 뒤 병원을 빠져나갔다.


이씨가 병원 문을 나선 직후 병원 직원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병원에서 80m 가량 떨어진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이씨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현장에서 이씨를 검거한 성동경찰서 유진기 경사는 "이씨가 검거 과정에서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경찰 지시를 따랐지만 자수의사를 밝히진 않았으며 탈주 당시보다 많이 야윈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 신원을 밝힌 이유에 대해 "쫓기는 생활이 힘들어 자수하려 했다. 괴롭다"고 말했다.

◇ 도피 행적 = 이씨는 강도 등 혐의로 2001년 말 체포돼 징역 3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고 2004년 1월 말부터 옛 청송감호소(현 청송 제3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던 중 치질 수술을 위해 지난해 4월6일 경북 안동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이튿날인 7일 새벽 1시께 교도관의 감시 소홀을 틈타 교도관이 벗어둔 점퍼와 병원복 차림으로 도주한 이씨는 이후 신분을 속이고 중국음식점 종업원 등으로 취업해 도피 생활을 하며 수사망을 피해왔다.

이씨는 탈주 직후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서올로 올라온 뒤 교도소 동기 엄모(39)씨를 만나 옷을 갈아 입었으며 북창동 인력시장을 통해 일자리를 수소문, 구리의 한 중국음식점을 소개받아 설거지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와 마포의 중국음식점에서 5개월 간 일하다 그만 둔 이후로는 서울 시청, 신촌 등지의 음식점에서 일용직으로 일해왔으며 세인의 눈을 피해 음식점 인근 여인숙이나 여관을 전전하며 은신해 왔다.

이날 상처 치료를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는 `장상철'이란 가명을 썼으나 평소에는 무협소설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는 `정종철'이란 이름을 써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신분을 숨기고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하루 일하고 하루 돈을 받는 일당식으로 일해서 인적사항이 필요없었다. 본명을 밝힐 필요가 없고 서류를 작성한 것도 아니어서 일자리를 비교적 쉽게 구했다"고 설명했다.

◇ 추적과정 및 향후 수사 = 경찰은 이씨 탈주 직후 1천만원의 보상금을 내걸고 전국 숙박업소와 버스터미널, 기차역 등을 중심으로 수배전단을 뿌리며 대대적인 검거작전에 들어갔다.

초기엔 시민제보가 쇄도하는 등 검거는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지만 대부분의 제보가 오인신고로 판명나며 이씨의 행적은 오리무중 상태로 빠져들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일선경찰서에 전담반까지 꾸려 행적을 쫓았지만 탈주 후 1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외 탈출설까지 나돌았고 일각에선 `제2의 신창원' 사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이날 이씨가 "쫓기는 생활이 힘들었다"며 스스로 신분을 드러냄으로써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은 일단 이씨를 상대로 기초 조사를 한 뒤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북 안동경찰서에 신병을 넘기고 도피 후 행적을 비롯한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yy@yna.co.kr

김용민 장하나 기자 yongmin@yna.co.kr (안동ㆍ서울=연합뉴스탈주범 탈주 일지

▲2005.4.6 = 청송감호소 수감중 치질수술 받기 위해 경북 안동의 한 병원에 입원.▲2005.4.7 = 오전 1시께 교도관 감시 소홀틈타 교도관 점퍼를 훔쳐 병원서 탈주.▲2005.4.7 = 오전 5시30분께 서울지하철 2호선 사당역 근처로 이동한 뒤 잠적.▲2005.4.9 = 이씨의 교도소 동기 김모(45)씨, 강화도에 거주하는 조모(49)씨에게 `전화 세 통을 해 달라'고 요청. `인천 지역번호로 부재중 전화 3통이 걸려왔다'는 김씨의 신고로 경찰은 대규모 경력을 투입해 검문검색을 벌였으나 사흘 만에 허위 제보로 밝혀짐.▲2005.4.13 = 이씨의 탈주를 돕고 도피자금을 건넨 혐의(범인은닉)로 교도소 동기 엄씨 구속.▲2006.10.31 = 오후 3시10분께 서울 성동구 영동병원에 치과 치료를 받으러 내원했다 검거.

탈주범 이낙성은 누구인가

근 1년 7개월간의 도주 끝에 31일 경찰에 검거된 탈주범 이낙성(42)씨는 강도죄로 청송감호소(현 청송제3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던 재소자였다. 이씨는 치질 수술을 받기 위해 지난해 4월6일 저녁 경북 안동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교도관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다음 날(7일) 새벽 1시께 병원에서 탈주했다.

그는 1986년 절도 혐의로 처음 체포됐고 2년 뒤인 1988년 강도상해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했으며 출소 직후인 2001년 또다시 강도짓을 하다가 붙잡혀 징역 3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형기를 채우고 2004년 1월부터 청송감호소에서 보호감호를 받기 시작했으나 1년 3개월만에 탈주를 감행했다.

교도관 점퍼와 환자용 바지 차림으로 병원을 탈출한 이낙성은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서울로 올라간 뒤 교도소 동기 엄모(39)씨를 만나 옷을 갈아 입고 새벽 5시30분께 지하철 2호선 사당역 근처에 내린 뒤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1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전국 숙박업소와 버스터미널, 기차역을 중심으로 수배전단을 뿌리면서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러는 동안 탈주 4개월 뒤인 2005년 8월 사회보호법이 폐지됐고 이낙성의 청송감호소 동기 상당수가 가출소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일선 경찰서는 물론 경북 안동경찰서에서도 이낙성 검거 전담반을 꾸려 활동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근 1년 7개월만에 치료를 받으러 내원한 환자가 이낙성임을 알아차린 병원측의 신고를 받고서야 검거에 성공했다.

이번에 검거된 이낙성은 도주죄 외에도 절도 혐의로 추가로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이다. 탈주 당시 지갑과 휴대전화가 들어있던 교도관의 점퍼를 훔쳐 입었기 때문이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울성돌경찰서 서장 및 형사과장 일문일답

서울 성동경찰서는 31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탈주범 이낙성(42)씨가 도주 생활에 지쳐 병원에서 스스로 본인을 이낙성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씨는 윗니가 빠져 이날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측의 신고로 붙잡혔으며 몽타주와 달리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다음은 성동서 정해룡 서장과 송용욱 형사과장의 일문일답.

- 검거 경위는.

▲ (이낙성이) 오늘 오후 2시55분께 성수동 영동병원 응급실에 와서 치아와 턱을 다쳤다며 진료를 요구했다.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정종철"이라고 했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자 "머리를 다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청송 나온지 얼마 안됐다. 이낙성이다"라며 횡설수설했다. 병원 측에서 우선 급한 대로 응급조치를 해주자 (이낙성은) 그대로 병원을 나갔고 병원 측에서 지구대에 신고해 검거할 수 있었다. (정 서장)

-- 왜 다쳤나.

▲ 새벽에 신촌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 5병을 마셨다고 한다. 숙소인 여관으로 돌아가다 2층 계단에서 넘어져 이가 부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하 송 과장)

-- 현재 상태는.

▲ 어금니 빼고 윗니가 다 빠진 상태라 말을 못 한다. 출혈이 많았을텐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술이 약간 덜 깬 상태다.

-- 이낙성이라고 스스로 밝힌 이유는.

▲ 도주 생활에 많이 지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느닷없이 다쳤고 특히 턱을 많이 다쳐서 피가 많이 났는데 병원에서 주민번호를 안 대면 보험 가입 여부가 확인이 안되는데다 보호자가 없으면 치료해줄 수가 없다고 해 이낙성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 도주 생활에 지쳤다고 진술했다.

-- 체포 당시 상황은.

▲ 반항은 없었다.

병원에서 80m 가량 떨어진 중소기업은행 앞 노상에서 치료를 받고 걸어가는 이씨를 검거했다.

-- 검거 당시 모습은.

▲ 검거 당시 수중에 현금 6만6천원밖에 없었다. 몽타주와 많이 다르다. 머리가 장발이고 앞머리는 빠진 상태다. 살도 많이 빠졌다. 검거시 복장은 이후 공개하겠다.

-- 도주 후 행적은.

▲ 작년 4월7일 안동을 탈주한 뒤 택시를 타고 서울에 왔다. 수배 당시 공개된 내용처럼 감호소 동료를 만나서 30만원을 빌렸고 이후 지하철을 타고 바로 북창동으로 가서 구리시 교문리에 있는 중국 식당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그 중국집에서 3개월 간 설거지를 했고 숙식은 식당 내 방에서 해결했다고 한다. 이후 서울 마포의 중국집에서 2개월간 설거지를 했다.

돈이 있으면 일을 안하고 돈이 떨어지면 북창동 인력시장에 가서 일자리를 구했으며 시청과 신촌 일대에서 매일 잠자리를 바꾸면서 생활했다. 하루 일하고 하루 돈을 받는 `일당식'으로 일해 인적 사항이 필요 없었다. 본인이 본명을 밝힐 필요가 없고 서류를 작성한 것도 아니라서 일자리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연락은.

▲ 아직 조사가 안 됐다.

-- 이후 수사 진행은.

▲ 안동서에 수사본부가 차려진 상태다. 1차 조사를 하고 치료를 마친 뒤 안동에 넘기는 것을 결정할 것이다. 그동안 이씨가 일해온 중국집에서 몽타주를 몰랐을 리가 없기 때문에 이씨의 도주 후 행적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이씨가 수도권에서 살았다고 하지만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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