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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 심장부’ 50년만에 장막 뒤로

등록 2008-04-22 19:34수정 2008-04-23 02:06

전략기획실 해체
비서실로 출발 구조본 거치며 재무·인사 막강권한
총수경영 손발 노릇…승계구도 불법 온상 ‘불명예’
“저는 매우 참담한 심정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퇴진 발언 이후, 쇄신안의 발표를 맡은 이는 ‘삼성의 영원한 2인자’로 불리던 이학수 전략기획실 실장(부회장)이었다. 그는 자신의 퇴진과 함께 자신이 이끌었던 전략기획실(전기실)의 ‘해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6월30일까지 전략기획실과 이 실장은 남은 법적·제도적 처리 등 ‘잔무’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서 얼마나 그와 전기실의 위상이 큰지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기실은 삼성의 ‘컨트롤 타워’이자 총수체제를 가능하게 한 ‘수족’이기도 했다.

지난 1959년 고 이병철 회장 당시 비서실로 출발한 전기실은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개편됐다. 디제이 정부 초기, 비서실 같은 조직과 순환출자 구조가 기업 연쇄부도 및 부실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상황이다. 하지만 해체나 축소의 길을 가던 대부분의 그룹과 달리 삼성의 구조본은 이후에도 그 권한이 더 막강해졌다. 특히 97년 이학수 부회장의 실장 취임 이후 삼성의 구조본은 인사·재무·기획 등을 모두 좌지우지하는 ‘권력기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재무 라인은 각 계열사의 재무·인사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며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저해해 왔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2년 전 이른바 ‘엑스파일’ 사건이 불거졌을 때 삼성은 1실 5팀 147명에 이르던 구조본을 3팀 99명의 전략기획실로 축소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핵심 기능인 재무와 경영진단은 전략지원팀으로 통합됐다. 현재 전략지원팀은 김인주 사장이 팀장으로 있으면서 경영지원(재무, 최광해 부사장)과 경영진단(감사, 최주현 부사장) 담당을 두고 있다. 이 밖에 전기실엔 기획홍보팀(팀장 장충기 부사장), 계열사 임원인사를 담당하는 인사지원팀(팀장 정유성 전무)이 포함돼 있다. 영업을 제외하면 웬만한 기업의 조직 구조를 그대로 갖고 있는 셈이다.

사실 삼성이 반도체와 같은 큰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투자 등에 대한 신속한 판단을 통해 급성장을 해온 데 대해, 외국에서도 총수의 뜻을 실행하고 보좌하는 전기실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시각이 있어왔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런 주장에 근거해, 문제가 된 부분은 들어내되 최소한의 조직은 남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특검 수사 발표에서 이재용 전무로의 불법 승계 문제 등 전기실이 총수의 개인 이익을 위한 위법·편법 행위를 해왔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출범 50여년 만에 전기실은 아예 ‘해체’라는 강도 높은 수술을 받게 됐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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