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 회장
전경련 참석 등 역할 제한적일 듯
“이건희 친정체제 유지 뜻” 비판도
“이건희 친정체제 유지 뜻” 비판도
이건희 회장 퇴임으로 빈 삼성그룹 얼굴 자리는 이수빈(69) 삼성생명 회장이 맡게 됐다. 이 회장은 일단 삼성그룹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이수빈 회장은 지난 1965년 공채 6기로 입사하면서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1977년 제일모직 대표를 맡은 이래 삼성생명, 삼성증권, 제일제당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두루 맡았다. 또 1991년에 삼성그룹 비서실장(현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면서 총수 일가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온순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재무통’이라면 이 회장은 ‘관리통’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특히 그룹 내에서 위·아래와 의사소통이 잘 되는 인물로 손꼽힌다. 또한 엑스파일 사건 등 1990년대 부터 이어진 삼성그룹의 크고 작은 스캔들에 이 회장의 이름이 크게 나온 적도 없다. 그만큼 대내외에서 모두 큰 상처를 입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2년께 “후배 경영진을 키우기 위해 사퇴하겠다”며 경영 일선을 떠났다. 물론 현재도 삼성생명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일선 업무는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에게 모두 일임해 놓은 상태다. 다만, 그룹 핵심 업무와 다소 거리가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과 삼성라이온스 야구단 구단주 직함만 각각 지난 1997년과 2003년부터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수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상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과 인사, 재무 등 그룹 업무 전반을 관장하던 것과는 달리 전경련 회의와 같은 모임에 그룹 대표자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으로 이 회장의 역할이 한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퇴임한 이건희 회장의 친정 체제를 간접적으로 유지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는 22일 낸 논평에서 “1999년 이재용씨의 삼성투신 지분인수 당시 삼성생명의 임원이었던 이수빈씨를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인사로 지목한 것은 여전히 이건희 회장의 친정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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