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기다리는 건 어제 새로 깎은 연필, 내 방 문의 손잡이, 손을 기다리는 건 엘리베이터의 9층 버튼, 칠판 아래 분필가루투성이 지우개, 때가 꼬질꼬질한 손수건, 애타게 손을 기다리는 건 책상 틈바구니에 들어간 30센티미터 뿔 자, 방구석에 굴러다니는 퍼즐 조각 하나, 정말 애타게 손을 ...
성종 15년(1484년), 한성부 금란(禁亂)의 서리와 조예가 종묘서의 종 其叱同(기질동)의 집을 뒤져 쇠가죽 두 장을 찾아냈다. 그를 묶어 가는 길목을 지키던 풍산군 심응(沈應)이 쇠가죽과 종을 낚아채어 자기 집에 숨겼다. 이 일로 풍산군이 불려가 국문을 받았다. <동국신속삼강행실>을 보면 無其叱金(무기질...
신문의 1면 사진을 고르는 일은 1면 머릿기사를 선택하는 것 못지않게 고민스럽습니다. 하지만 지난 6일치 1면 사진은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경희대 체육대학 새내기 여학생들이 뒷짐을 진 채 체육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이른바 ‘원산폭격’ 사진이 곧바로 뽑혔습니다. 이 은밀한 폭력 현장이 드러난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