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서 ‘메뚜기’가 뛰어다니고, 장독대에서 ‘귀뚜라미’가 울어대는가 하면, 따사로운 햇볕에 각종 벌레들이 스멀스멀 기어 다닌다. ‘벌레’는 ‘버러지’와 함께 표준말로 쓰인다. ‘벌레’의 15세기 형태는 ‘벌에’다. 이 당시의 표기 방식은 ‘몸애〉모매’처럼 연철 표기가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벌에’는 ‘버레...
가을이 오니 메와 들에 푸나무들이 겨울맞이에 바쁘다. 봄부터 키워 온 씨와 열매를 떨어뜨리고 뿌리와 몸통에다 힘을 갈무리하느라 안간힘을 다한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봄여름 쉬지 않고 일한 잎은 제 몫을 마쳐 기꺼이 시들어 떨어지고, 덕분에 사람들은 푸짐한 먹이를 얻고 아름다운 단풍 구경에 마냥 즐겁다. 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