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풀꽃 이름 중에서도 운치 있는 이름을 대자면 ‘달맞이꽃’이 으뜸일 성싶다. 그 이름만 들어도 달빛이 밝게 흐르는 강변에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는 모습을 마음으로 그려볼 수 있다.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여름밤 달 뜨는 시간에 달빛으로 노랗게 피었다가 날이 밝으면 살짝 붉어지면서...
네 그늘진 얼굴이 돌아서며 빛나고 나는 떠나 이제 벌판 가운데를 걸어가야 한다 봄은 이미 저 앞에까지 와 있는 듯하지만 겨우내 마른 풀들이 바람에 일어 흙빛으로 나를 반긴다 살아가는 것이 이런 것이냐 빈 가슴은 또 가벼워져 금방 울음이 새어나올 것 같고 다시 한번 네 모습이 보인다 -...
‘부리다’에는 아주 다른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재주를, 꾀를, 멋을, 어리광을, 말썽을, 심술을, 기승을 부리다 같이 “속에 감추어져 있던 것을 겉으로 드러내 떨친다”는 뜻이다. 이런 ‘부리다’는 ‘피우다’와 매우 비슷해서 ‘재주를 피우다’ ‘어리광을 피우다’처럼 그 자리에 곧장 바꾸어 써도 괜찮다. ‘부리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