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꽃처럼 보이지만 꽃과 뿌리 사이 가는 틈새 거기, 몸 처박고 한철 피고 나면 끓는 심장 만지고 돌아오면 헐덕거리는 신발처럼 자꾸 벗겨지는 것이 피 마른 꽃잎처럼 자꾸 흘러내리는 것이 꽃철이 아닌데도 뒤흔드는 것이 꽃처럼 보이지만 바람이야 -시집 (랜덤하우스)에서 ...
호주머니 안에 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의 하나가 열쇠다. 사람 따라 대문·차·장롱·서랍 열쇠들이 한 움큼이나 된다. ‘열쇠’는 복합어로 ‘자물쇠를 잠그거나 여는 데 쓰는 물건’으로, ‘여는 쇠’를 말한다. ‘자물쇠’는 ‘자물통’이라고도 하며, ‘여닫게 되어 있는 물건을 잠그는 장치’로 ‘잠그는 쇠’를 말한다. 실제 언어 ...
“무슨 팔자인지 밀려오는 일이 끝도 가도 없네!” 이런 푸념을 듣는다. ‘끝’은 무엇이며 ‘가’는 무엇인가? ‘끝’과 ‘가’는 본디 넘나들 수 없도록 속뜻이 다른 말이었으나 요즘은 걷잡지 못할 만큼 넘나든다. 아니 넘나든다기보다 ‘끝’이 ‘가’를 밀어내고 있다. “그 광주리를 저쪽 마루 가로 갖다 두어.” 하던 것을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