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는 세계식량기구에서 일하던 분이 1970년대에 영어 ‘food’처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싸잡는 우리말이 없어 애태우다 찾아낸 낱말이다. 곡절을 거쳐 꽤 널리 쓰였는데, 90년대 우리말을 남달리 사랑하며 깨끗한 우리말을 살리려 애쓰던 분이 마땅찮다고 하자 ‘먹을거리’가 나타나 요즘은 두 말이 겨루...
우리말에서 ‘헛’은 일부 명사·동사 앞에 붙어 새 말을 만드는 접두사로 쓰인다. ‘헛걸음·헛고생·헛소문’은 명사 앞에, ‘헛디디다·헛보다·헛살다’는 동사 앞에 ‘헛’이 결합된 말이다. 여기서 ‘헛’은 ‘허’(虛)에 사이시옷이 결합된 꼴인데, 뒷말에 ‘이유 없는’, ‘보람 없는’, ‘잘못된’ 등의 뜻을 더한다. 따라서 ‘헛걱정’...
모습을 드러낸 감옥은 감옥이 아니듯 마음 드러낸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내 사랑의 말은 마른 가지 끝에 잠드는 아픈 이파리들의 수화(手話)다 찬 손으로 켜는 뜨거운 불이다 아직 생겨나지 않은 슬픔과 이제 막 태어나려는 꿈을 위해 기약 없이 준비하는 사랑의 말이다 -시선집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