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독산동이나 김포시 양촌면의 석산은 모두 ‘돌미’라 불리던 지역이었다. ‘돌미’에 들어 있는 ‘미’는 ‘산’을 뜻하는 ‘뫼’가 변한 말이다. 이처럼 산을 나타내는 말이 ‘미’로 변화한 땅이름은 매우 많다. 달이 뜨는 산을 뜻하는 ‘월출산’이나 ‘월악산’은 ‘달나미’, 또는 ‘달미’로 불린다. 그런데 ‘미’가 붙...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민초’(民草)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수영의 ‘풀’이다. 나중엔 일어나 웃지만, 비를 몰아오는 마파람에 발밑까지 엎드려 울 수밖에 없는 힘없는 민초의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질기디질긴 ‘질경이’라는 풀에서 본다. 질경이는 주로 길가에 줄기 없는 잎들이 서로 ...
가을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언어들은 먼 바다를 찾아가는 시냇물에게 주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갈 나뭇잎들에게는 못다 한 사랑을 이름으로 주고, 산기슭 훑는 바람이 사나워질 때쯤, 녹색을 꿈꾸는 나무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과 소리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거친 대지를 ...
요즘은 전화와 문자메시지 같은 전자말에 밀려서 글말 편지가 나날이 자리를 빼앗기는 판세다. 하지만 알뜰한 사실이나 간절한 마음이나 깊은 사연을 주고받으려면 아직도 글말 편지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글말 편지라 했으나 종이에 쓰고 봉투에 넣어서 우체국 신세까지 져야 하는 진짜 글말 편지는 갈수록 밀려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