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에 강제로 끌려가 살고 있는 동포들이 쓰는 말을 ‘고려말’이라 한다. 19세기 함경도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모·이모를 고려말에서는 ‘아제’(=아재)라 한다. 흔히 아제라 함은 아저씨, 곧 남자숙항을 가리키는 사투리인데, 고려말에서 아주머니, 곧 여자숙항을 가리키는 게 특징이다. 현재 강릉말에서...
경기도 안성 이죽면의 옛이름은 ‘개산’ 또는 ‘개차산’이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개산군은 본래 고구려 개차산군이었는데 경덕왕 때 이름을 바꾸었으며, 고려 때는 죽산(竹山)이라고 불렀다. 흥미로운 사실은 죽산의 옛이름으로 ‘개차’라는 말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개차’라는 말은 본래 ‘임금’을 뜻하는 ...
살다 보면 보증금 십만 원에 칠만 원인 방도 고마울 때 있다. 이별을 해도 편하고 부도가 나도 홀가분할 때 있다. 5만 원어치만 냉장되는 중고 냉장고 걸핏하면 덜덜거려도 긴긴 밤 위안 될 때 있다. 세상과 주파수 어긋나 툭하면 지직거렸던 날 위해 감당할 만큼만 뻗고 있는 제 팔들 내보이며 창...
어렸을 때 ‘달개비’는 주변에서 흔하디 흔한 풀꽃이었다. 너무 흔해서 보지 않을 수 없던 꽃 달개비는 주로 마당가 닭장 근처 같은 데서 자란다. 그래서 이름도 무척 많다. ‘닭의장풀/ 닭의밑씻개/ 닭개비/ 닭의꼬꼬’와 같이 닭과 관련된 이름에다 고장에 따라 ‘달구씨깨비/ 고낭귀/ 고냉이풀/ 고니풀’ 같은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