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의 몸 속에 봉인된 어제의 새소리와 그제의 바람소리가 몸 밖의 시간을 끌어당긴다 과거가 혹처럼 불거진다 양팔을 벌리고 손을 휘젓는 나뭇가지에 척척 감기는 푸른 공기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숨결이다 앞뒤로 기우뚱거리며 중심을 잡다가 화들짝 놀라 몸을 추스르는 전나무 이미 멀어...
헌법 제53조에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입법부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무원의 위법행위를 탄핵소추권을 통해 견제할 수 있는 반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은 입법부에 대한 유일한 견제수단이다. 우리 헌법의 명시적 규정과는 달리 실제로는 그 쓰임이 지극히 조심스러워야 마땅하다. 하...
음식과는 상관없이 때는 불로서, 요즘의 난방 에너지가 군불이다. 군일·군것질 따위는 일자리 늘리기 또는 큰 사업거리가 됐고, 사람따라 군살 빼는 일로 시끄러운 시절이다. 군말도 쓰임이 폭넓다. 정당한 말이 듣는이에 따라서는 군소리, 곧 불평으로 들을 때가 있다. 이때 인격·소통 문제가 불거진다. 말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