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3년(1423년), 김가물·김사안·김내거(金加勿·金沙安·金乃巨) 등 남녀 다섯이 요동에서 도망쳐 왔다. 본디 강계 사람으로, 요동으로 달아나 동녕위(東寧衛) 군대에 들어갔다가 고향이 그리워 도망 온 사람들이었다. 임금은 이들이 비록 우리 사람이나 중국 군대에 이름을 올렸으므로, 구실아치와 함께 그들을 요동으...
영화 <화려한 휴가>에 보면 주인공인 택시기사가 키 큰 가로숫길을 달린다. 전남 담양의 명물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최근 서울 강서구는 화곡로 메타세쿼이아 길을 ‘강서 40경’의 하나로 선정했다. 메타세쿼이아는 빨리 자라는데다 위로 뻗기에 가로수로 제격이다. 가을엔 붉은빛 도는 갈색 단풍이 든다. 눈 맛이...
“그저 지금 있는 로력만 가지고도 우리가 짜고든다면 많은 예비를 찾을수 있다.”(조선말대사전) “우명표는 반신반의하면서 다음말을 재촉했다. “좋소! 아주 좋은 의견이요. 더 할수 있는 예비를 내놓으시오.””(장편소설·백양나무) 예비(豫備)는 남북에서 두루 쓰는 말인데, 한자 뜻 그대로 ‘미리 갖춤’이다. 그런데...
마음속에 품은 그림들을 그대 앞에 훌훌 풀면 짐이 되려는가. 눈동자를 지운 자화상과 구름이 멎은 들판 쓸쓸한 술집의 의자들을 말하며 그대의 발길을 떠올린다면. 이 겨울날 떠나지 못한 시계소리와 다리를 건너지 않은 낙엽 한 점을 묻으며 오후는 말없이 저물어가네. 나를 울게 했던 몇 날의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