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이 할 수 없는 일을 그라인더는 힘차게 대신한다 스위치만 켜면 철판을 갈아내고 파이프를 자르고 용접 부위를 말끔히 다듬는다 죽어도 내가 할 수 없는 일 손가락이 잘려도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을 눈도 코도 없는 그라인더는 무슨 무기처럼 날만 들이대면 맹렬하게 해치운다 그러나, 나는 ...
경원선 열차에 몸을 싣는다. 철원에서 금강산 전철로 갈아탄다. 내금강역에 내린다. “달빛 차갑게 넘실거리는 역 광장을 나서니, 심산의 밤이라 바람은 세찬데, 별안간 계간을 흐르는 물소리가 정신을 빼앗을듯 소란”하다. 장안사로 가는 길에는 “산과 산들이 병풍처럼 사방에 우쭐우쭐 둘러선다.” 정비석이 <산정무...
대선을 앞두고 ‘네거티브’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런대로 의미도 있고, 그런 전략을 통해서 거둬들이는 성금도 있겠지만, 찜찜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헌혈을 권장하는 텔레비전 공익 광고에 “당신의 무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이 흘러 나온다. 피가 모자라 급히 수혈이 필요한 ...
담배는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16세기부터 유럽에서 재배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7세기 초에 중국·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담배를 ‘서초’(西草), ‘남초’(南草), ‘왜초’(倭草)라 불렀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라는 말이 있는데, 담배가 전래된 시기를 고려하면 기껏해야 1600년대라 하겠다.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