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 25년(1494년), 사헌부에서 정호(鄭灝)의 첩인 ‘다믈사리’와 가까이 지냈다며 국문하니 월성군 이철견(李鐵堅)은 마음이 편치 않다며 벼슬자리를 떠나고자 하였다. 월성군은 자신이 다믈사리와 먼저 가까이 지냈고 나중에 정호가 데리고 살았다고 했으나 국문 과정에서 아닌 것으로 드러나 파직되었다. 다믈사리...
“부지런히 벽에다 소리를 안내고 손가락방아를 찧어댔다.”(장편소설 <민들레>) “설희의 뾰죽한 손가락침을 받은 경관놈은 얼결에 구두발을 토방아래에 내려놓았다.”(장편소설 <력사에 묻다> 2) 손가락방아는 ‘손가락 끝으로 바닥이나 벽, 무릎 등을 톡톡 치는 것’이다. 손가락침은 ‘지압하는 손가락’ ...
흙도 가려울 때가 있다 씨앗이 썩어 싹이 되어 솟고 여린 뿌리 칭얼대며 품속 파고들 때 흙은 못 견디게 가려워 실실 웃으며 떡고물 같은 먼지 피워올리는 것이다 눈밝은 농부라면 그걸 금세 알아차리고 헛청에서 낮잠이나 퍼질러 자는 갈퀴 깨워 흙의 등이고 겨드랑이고 아랫도리고 장딴지고 슬슬 제 ...
아들은 아비를 아버지라 부르면서 왜 아비는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않는가? 아버지·어머니(아빠·엄마)는 처음 배워 익힌 말이어서, 자라서는 아비어미 이름을 함부로 부르기 어려운 까닭이다. 아비는 한 사람이고 아들딸은 여럿이기도 하여 저마다 이름을 지어 부르는 까닭도 있다. 자기를 낮추어 남을 높이고,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