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이 복잡한 듯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관혼상제를 비롯한 큰일들이 잦을 뿐이지 말이 복잡한 게 아닌데다, 요즘은 어려운 한자말도 거의 쓰지 않고, 토박이 인사말은 삶의 바탕을 헤아려 짚는 까닭에 무척 진솔하다. 아침에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평안히 주무셨습니까?” 하면 “잘 주무셨는가? 잘 잤니?” 한다. ...
경상북도 영양(英陽)의 옛이름은 고은(古隱)이었다. 한자 뜻을 풀이하면, 산수가 화려하여 선비들이 은둔하기에 좋은 땅쯤 된다. 본디 이 지역은 고구려 우시군(于尸郡)을 신라 경덕왕이 유린(有隣)으로 고치고, 다시 고려 태조가 영양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오늘날의 행정구역을 고려한다면 육지의 섬처럼 외져 있으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한 글자 한글을 가지고 편리한 문자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 고유의 숫자를 만들지는 못했다. 세계를 석권한 숫자는 단연 아라비아숫자다. 우리도 아라비아숫자를 쓴다. 그걸 읽을 때는 주로 한자음으로 읽는다. ‘90개’라고 써놓고 ‘아흔 개’라고 읽기도 하지만, 이런 독법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