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을 발굴하고 영빈관을 지을 것.” 1979년 1월5일, 경주 고적발굴조사단원들에게 내려간 ‘대통령 분부말씀’은 청천벽력이었다. 단원들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당시 조사단 소속이던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1000년 고도 왕궁터에 외국 손님 맞는 호텔을 지으라니 황당했다”고 회고했다. 그 전날 경주에 내려...
핏물처럼 흘러내리는 빨간 색면과 심해처럼 검푸른 색면이 큰 화폭 한가운데서 서로 맞선다. 두 색깔이 부딪혀 만든 날카로운 수직의 경계면, 그 아래 섬광처럼 창백한 해골이 그려졌다. 죽음을 낳는 두 색면의 갈등을 증거하는 상징물이다. 탈북 작가 선무(43)씨의 2m 넘는 신작 <리념 2>는 핍진한 색면의 깊...
“촛대는 청동이나 놋쇠로 만드는 건데, 이렇게 백자로 만든 완성품은 처음 봐요. 그것도 바닷속에서 나오다니…” 도자기 전문가인 나선화 문화재청 청장이 눈을 빛내며 바닷속에서 돌아온 촛대를 어루만졌다. 200여년전 충청도 선비 가문의 젯상을 밝혔을 백자 촛대의 빛깔은 깊은 바다처럼 무거웠다. 오랜 세월 펄 속...
2000년대 이후 세계미술계에서 한국하면 떠올리는 열쇳말은 단연 ‘비엔날레’다.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이 국제미술제를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여는 나라로 꼽힌다. 9월부터 두달간 기자가 돌아본 비엔날레 전시장은 여섯군데다. 우선 대도시의 3대 비엔날레가 있다. ‘터전을 불태우라’는 주제를 내건 ...
조선시대 임금이 관직을 내리는 임명장인 고신왕지(告身王旨)와 과거시험 급제 증서인 홍패왕지(紅牌王旨) 2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고 박물관 쪽이 3일 밝혔다. 이 두 왕지는 고려말 조선초의 중신 조숭과 그의 손자 조서경이 받은 것으로, 그동안 가문에서 보관해 오다 기증하게 됐다고 한다. 2점 모두 1988년 ...